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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임춘화 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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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임춘화

종일을 지게 지다

돌아오는 저녁녘에는

당신의 굽은 등 뒤로

하늘 가득 쏟아지던 은하(銀河)

그 속을 헤집고

별 지고 개구리 우는 소리에

밤이 익습니다

지금도 당신의 잠에는

외줄기

땀 절인 자식농사 걱정이

둥근 하늘이 될 때까지

오직 하나로 빌으시는 마음

'자식 농사는 평생 농사지'하시며

떠밀린 세월 그 너머

늘 앞서 들려오던 당신의 기침소리가

제 가슴을 벅차도록 시리게 만듭니다

아버지….

70년대까지만 해도 이 땅의 아버지는 '종일을 지개'를 져야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저녁녘에는/ 당신의 굽은 등 뒤로' 은하(銀河)가 '하늘 가득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결코 비관하거나 스스로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노동은 바로 '자식 농사'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외형적으로는 많이 변했지만 오늘날 아버지의 삶과 가치관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당신의 모습이 자꾸만 작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아버지, '늘 앞서 들려오던 당신의 기침소리가' 더욱 그리운 시절입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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