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바로 이 감이야" 하며 클럽을 닦아서 가방에 넣고 다음날 라운딩을 고대하면서 연습장을 나서지만 정작 다음 날에는 "이 감이 아닌데" 하며 라운딩 내내 좌우로 헤매며 애꿎은 도우미만 고생시킨다. 거기다가 "야, 그 감이라는 게 말이야, 홍시가 되면 다 떨어져 없어지거든" 하며 염장을 지르는 친구의 말에 벌개지는 얼굴을 감추고 죄없는 잔디에 화풀이하면서 "오늘로써 골프는 끝이야 끝!" 이라는 다짐을 수십 번도 더 한다. 그러다가 한 두 홀 남기고 꼭 한 번씩 동정하듯 나와주는 환상적인 샷이 그 전까지 속에 담아 두었던 응어리를 다 풀어주고 그 다음날 또 발걸음을 연습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그래서 골프가 마약과 같다고도 하나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마술 같은 '감'을 위해 연습장과 필드에서 공과 씨름하고 있는 골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결국 각자의 운동 신경에 의존해 그 감을 찾아 헤매게 되고 그렇다 보니 스윙이 천차만별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려운 골프를 원망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도움을 찾게 되고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지만 혼란스러울 때가 더 많다.
문제는 골프 공을 정확하고 또 반복적으로 때리는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스윙의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면 스윙의 기본과 정석도 한 가지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골프계의 두 거성 벤 호건과 잭 니클라우스를 보아도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스윙을 구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건의 백 스윙을 보면 왼팔이 거의 어깨 면과 일치해 있으며 양손과 팔이 몸 뒤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에 니클라우스의 백 스윙은 호건보다 훨씬 더 가파르고 왼팔이 어깨면 보다 위에 있어 양손이 몸 위에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만약에 스윙의 기본이 한 가지로 정해져 있다면 둘 중 하나는 엉터리 스윙을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분명 두 선수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스윙으로 최정상에 올랐던 최고 수준의 골퍼들이다. 따라서 누구의 스윙이 맞느냐의 논쟁은 의미가 없다.
문제의 초점은 오히려 이렇게 다른 형태의 백 스윙이라면 전반적인 스윙 이미지가 같을 수가 없다는 데에 있다. 호간의 백 스윙은 몸통의 회전이 스윙을 주도한다는 이미지와 어울리지만 니클라우스의 백 스윙은 일단 몸의 회전에 앞서 양팔을 교회 종을 당기듯 떨어뜨리며 다운 스윙해야 한다는 이미지와 궁합이 맞는다. 짐 하디는 바로 이런 호건과 같은 스윙을 단일면(one plane), 그리고 니클라우스와 같은 스윙을 이중면(two plane)이라 정의를 내렸으며 골프 스윙에는 따라서 한 가지가 아닌 두 가지의 기본과 정석이 있다고 한 것이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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