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10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들이 주5일 근무에 들어간다.
하지만 해당 중소기업 중 상당수 사용자들은 "주말, 휴일에 놀 수 없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법 시행에 강력 반발, 각종 '주5일 회피전략'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들 사이 여가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경산 진량공단에서 일하는 입사 5년차 A씨. 그는 지난 12일(금요일)부터 15일(월요일) 오전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태국여행을 다녀왔다. 직원 400명 규모 회사가 지난해 7월부터 주 5일 근무를 실시한 때문.
주5일 이전 A씨 근무시간은 평일 10시간, 토요일 4시간을 합쳐 모두 54시간. 주 5일 이후에는 45~50시간으로 바뀌었다. 회사가 평일에만 1~2시간씩 초과 근로를 시키고 토요일 근무를 없앤 것.
40시간 이후 근로시간은 통상임금의 150%를 적용받아 월급 봉투도 예전보다 얇아지지 않았다.
오는 7월부터 주 5일 근무에 들어가야 하는 성서공단내 한 회사에 다니는 B씨. 주 5일근무 기대에 부풀었지만 끝내 물거품으로 변했다. 100명을 약간 넘는 회사가 10명 남짓 직원들을 줄여 버린 때문.
성서공단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 5일 대상에서 벗어나려고 직원을 줄이거나 속여서 신고하는 업체가 어림잡아 50곳은 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 주 5일 근무를 실시하는 100인 미만 사업장들은 주 40시간 시대가 오더라도 노동시간과 임금이 예전 그대다. 먼저 주 5일 근무를 도입한 원청기업들이 끊임없이 하청 비중을 늘리는데다 인건비를 줄이는 탓.
내년 7월 1일부터 법정 주 5일제에 들어가게 될 직원 50명 규모의 성서공단내 한 자동차 부품 공장의 입사 3년차 C씨는 주 5일은 커녕 토·일요일, 법정 공휴일도 없다.
1일 노동절에도 쉬지 못했고, 31일 선거날에는 투표할 짬조차 내지 못할 지경. 주 5일 근무에 들어간 큰 회사들이 하청 비중을 늘리면서 일감이 계속 늘기 때문.
오전 8시 출근해 점심시간 20분 남짓 빼고 오후 6시 이후에도 하루 평균 4, 5시간씩 일할 뿐만아니라 토·일요일에도 하루 10시간의 중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월급 봉투는 예전 그대로. 성서공단에서 갈수록 늘어나는 포괄정산임금제 탓이다.
성서공단 노조는 "통상임금의 150%를 줘야 하는 초과근로 인건비로 연장, 야간, 휴일수당을 없애버리고 모든 수당을 뭉뚱그려 주는 '포괄임금제' 도입 회사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한 달에 일요일 두 번만 쉬고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해도 법정 최저임금(120만 원~130만 원 수준)밖에 벌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성서공단 노조가 지난달 공단내 50인 이하 272개 영세사업장 노동자 272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일 쉬지 못하는 이들이 87%에 이르렀다. 또 어린이날은 81.2%, 크리스마스는 80%, 4대절 휴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은 42.3%, 일요일은 29%가 '일 할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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