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선충 항공방제 둘러싸고 관청·농가 '갈등'

재선충항공방제시양봉양잠농가피해불가피-열흘연장해달라

재선충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이동 방지를 위해 실시할 항공방제를 놓고 산림청·포항시와 양봉·양잠농가가 갈등을 빚고 있다.

포항시는 산림청과 공동으로 3억5천만 원을 들여 26일부터 7월 21일까지 5회에 걸쳐 기계면과 연일읍 등의 5천여 ha 산림에 재선충 예방 항공방제를 실시한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항공방제 주의 현수막을 내걸고 양봉·양잠 농가들을 상대로 설명회와 교육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봉·양잠 농가들은 이 항공방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포항시 북구 분회장 조성율(53)씨는 "재선충 확산방지를 위한 항공방제는 반대하지 않지만 올해의 경우 아카시아 꽃이 늦게 피어 지금이 한창 벌꿀을 수확하고 있는 시기"라며 "항공방제가 시작되면 올해 꿀 농사는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항공방제 약품이 벌에 대해서는 무해성이라고 하지만 꿀은 친환경성 식품이어서 어떤식으로든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10여일 정도 방제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양잠농가들도 현재 누에사육이 막바지에 이르러 항공 방제가 시작되면 치명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항공방제 뒤 신광면 일원에서 사육중이던 누에가 집단으로 죽어 포항시가 1천여만 원의 피해를 보상했다.

이들의 반발이 거세자 포항시는 22일 농민들을 초청, 이해를 구했으나 '불안'을 내세운 농가들의 반대에 부딪혀 항공방제 합의에는 실패했다.

포항시는 "항공방제 헬기는 산림청이 지원하는 것으로 수차례 방제연기를 요청했으나 산림청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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