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번 5·31 대구·경북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지역민들은 한나라당에 다시 한번 변함없는 사랑을 보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한나라당에 대구·경북을 위해 헌신해 달라고 강하게 주문한 것이다.
지역민들은 한나라당을 '대구·경북 대표 정치세력', '지역의 여당'으로 우뚝 세워준 만큼 그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는 한편 '마지막 애정'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전달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5·31 지방선거 대구시장 및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각각 70.2%, 76.8%를 득표해 지난 2002년 지방선거의 61.2%(대구), 85.5%(경북)에 이어 시·도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대구를 완전 석권했고, 경북도 사실상 휩쓸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지역민들이 온몸을 던져 (한나라당에) 의리를 지켰다. 한나라당도 지역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며 "한나라당 소속이 대다수인 지역 자치단체장들은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 제 몫은커녕 주는 것도 못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홍 원장은 "대구·경북은 지금 여야, 자치단체장, 국회의원들이 너나를 가릴 형편이 아닌 만큼 머리를 맞대 대구·경북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뽑힌 뒤엔 그만'이라는 식의 단체장은 대구·경북에 불필요한 존재다. 이번 선거에서 이구동성으로 주장해온 대구·경북 발전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대구·경북이 수도권에 대항하는 비수도권 세력의 리딩역할도 해야 한다. 이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의 몫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이창용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사무국장은 "지역민들이 한나라당에 보낸 절대적인 지지 그 속내를 한나라당은 헤아려야 한다. '미워도 다시 한번', '찍고 싶어 찍었겠냐' 등의 '신뢰 아닌 신뢰가 담겨 있는 부분도 있다."고 충고했다. 이 국장은 "한나라당은 과거 때처럼 선거 후 지역에서 등을 돌리는 행태를 접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개척해야 할 것이다. 지역에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정치세력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지역의 10년을 망쳐왔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한 한나라당에 또다시 몇 년이 맡겨졌다.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 발전보다 정권 재창출에 한목소리를 냈다. 선거 후 지방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는데만 정신을 팔 경우 내년 대선 때 지역민들은 한나라당에 혹독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나라당 대구·경북 당선자들은 1일 성명서에서 "시·도민들의 진정한 참일꾼이 될 것이며,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고 엄중히 평가받겠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구경북을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지역민들은 이제 선거 후 당선자들의 약속 이행을 지켜볼 태세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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