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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나무 껍질을 열다

'잠자는 백양나무 거북등을 열고/ 내 꿈을 밀어 넣는다/ 저 백양나무 구름을 뚫으면/ 내 꿈은 수틀에 십자수를 놓는 새가 되겠구나//...'. '문학과창작'(2001)으로 등단한 유가형 시인(작가콜로퀴엄 문학도서관장)이 시집을 출간했다.

60편 가량의 시작품을 담은 시집에는 유년의 가족과 소곤거리던 이야기가 방금 나간 사람 냄새처럼 남아있다. 동그마니 초가 한 채가 있고, 쟁기질을 하고 돌아온 아버지가 쟁기를 내려놓는다. 박꽃 핀 헛간 옆에는 소꿉놀이 하던 질그릇 사금파리가 흩어져 있다.

한실 고모가 다니러 와 있고, 핼쓱한 쪽달이 감나무에 걸려있다. 돌이켜 보면 세월의 간극에 가슴이 미어지는 풍경들이다. 그래서 박재열 시인(경북대 교수)은 "유가형의 시를 읽으면 기억 속에 가라앉은 옛집의 흙담이 보인다"고 했다. 유 시인은 "시를 쓴다는 것이 키 큰 나무숲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삶의 진한 몸부림이며, 생활에 또다른 신앙이며, 울분의 피난처요 돌파구다"라고 고백한다. 작가콜로퀴엄. 6천원.

▨ 신의 섬으로 가서

'아무도 모르고 있는/ 신의 섬을 찾아가서// 슬픈 일 고픈 일 다/ 모른 체 눈귀 닫고// 한 석 달 잠들고 싶다/ 깊은 잠에 들고 싶다// 행여나 생각날까/ 혹시나 보고플까// 그저런 생각들까지/ 까맣게 잊어버리고// 멍하니 나도 모르게/ 세월 훌쩍 넘고 싶다'

'현대시학'(1973)에 '설일'(雪日)이 추천 완료된 정표년 시인이 세 번째 시조집 '신의 섬으로 가서'를 출간했다. 이순(耳順)의 나이에 바라본 우리 삶의 따뜻한 얘기들과 긍정적인 시선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신의 섬으로 가서', '어떻게 살다 가야', '소문보다 먼저 와서', '멍석 하나 깔아 주던', '네 아픔 내 눈물인 것', '흙과 동심' 등 5부로 나눠 실은 시조와 동시조 작품을 들을 통해 시인은 "예순의 '봄기운'에 떠밀려 예까지 왔다"며 "세월이 아무렇게나 무작정 가지 않고 때맞춰 마련하는 기미에 한마음을 보탰다"고 했다. 북랜드.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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