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일 월드컵 본선 첫 상대 토고 축구대표팀은 취재진에 '럭비공 같은' 존재다. 일정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뀌고, 예정된 훈련이나 행사는 마치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제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게다가 감추는 것도 많다. 하지만 막상 무슨 일을 하면 아프리카 특유의 자유스러움과 여유가 넘친다.
토고 선수들의 훈련장은 늘 화기애애하다. 물론 비공개로 진행하는 전술훈련 때야 다르겠지만 늘 활기가 넘치고 왁자지껄하다. 오토 피스터 감독도 특별히 선수들을 통제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9일 오전(한국시간) 방겐 알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팬 공개 훈련은 토고 선수들의 자유분방함과 끼를 여실히 보여줬다. 훈련은 일종의 놀이였다.
훈련을 마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버스에 올라타 기다리는 데도 몇몇 선수들은 관중에게 사인을 해 주느라 결국 숙소로 20분 가까이 늦게 출발하기도 했다. 그래도 누구 하나 뭐라는 사람이 없었다.
개방적인 듯한 토고 대표팀은 하지만 이상하게 비밀이 많다. 갑작스럽게 훈련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바꾸고도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다.
지난 7일 알고이스타디움에서 갖기로 한 오전 훈련은 통보도 없이 인근 린덴베르크로 건너가 몰래 하고 돌아와 취재진을 허탕치게 했다.
8일 오전 훈련은 완전 비공개로 이뤄졌는데 피트 함베르크 수석코치는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 '체력훈련'을 했다고 말한다.
대표팀과 축구협회 간 보너스 갈등 문제도 속내가 궁금하다. 선수들이 아직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토고축구협회에서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가 다음날은 "월드컵 개막 전까지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토고 대표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토고 타임'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지각을 수시로 한다는 것이다. 아드보카트호처럼 지각할 때마다 벌금을 물렸으면 꽤나 쌓였을 것이다.
8일 시청 인근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피트 함베르크 수석코치가 선수 둘을 데리고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가까이나 지나서 나타났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9일 오전에는 팬들을 불러놓고 공개훈련을 하면서도 피스터 감독은 10분, 선수들은 감독보다도 10분 더 늦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다가도 모를 토고 대표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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