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11년동안 민선으로 경북도정을 이끌어온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3선 임기를 무사히 마친 광역단체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95년 첫 민선 도지사가 된 뒤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21세기 신 경북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21세기 신 경북비전'을 수립하고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정부 예산을 가장 많이 확보해 지방자치의 기반을 닦아 11년 민선시대를 선도한 단체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도지사는 각종 사업은 기획, 예산확보, 착공, 완성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4, 5년, 길게는 10년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수립, 초기 사업비를 반영하는 형식으로 추진 중인 것도 '공약이행'으로 봐야한다면서 대부분 중요 공약들은 모두 이행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역개발
이 도지사가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하는 공약은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 추진이다.
1995년 도지사 당선 직후 영덕을 찾았을 때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철로가 방치된 것을 보고 동해중부선 철도를 건설하겠다고 생각, 96년부터 추진에 들어가 10년만인 올해 드디어 35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
포항~강원도 동해를 연결하는 이 철도가 완공되면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까지 갈 수 있는 교통망이 갖춰져 물품교역과 함께 금강산여행도 할 수 있는 등 철도의 실크로드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첫 당선 때 이 도지사는 "10년내에 시·군에서 30분이내에 고속도로로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당시엔 꿈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대부분이 현실화 됐다.
중앙(안동~대구, 1999년 개통), 중부내륙(김천~여주, 2004년), 대구~포항(2004년), 신대구~부산간(2006년) 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경북내 고속도로는 227km에서 409km로 늘어났다. 영덕·울진·영양·청송·봉화만 빼고 모두 30분이내 고속도 진입이 가능해진 것.
올해 영덕~충남 서천간 고속도 건설사업비(60억 원)가 반영된 데다 울진~충남 당진간 고속도로 건설계획도 세워졌다.
▨경제기반 구축
지난 10여 년동안 경북의 경제기반을 1차산업에서 신산업 위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그 핵심은 권역별 차세대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구미 중심의 IT ▷북부 중심의 한방BT ▷동해안중심의 NT ▷ 경산중심의 섬유산업(섬유기계연구센터 건립) 등이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 효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반 구축시기여서 "신산업구조가 틀이 잡히는 단계에서 그만두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지표상으로는 95년 83억 달러 이던 수출이 10년 만인 2005년말에는 387억 달러로 5배 가량 성장했고 GRDP는 2조 5천930억 원에서 5조 6천610억 원으로 2.2배 늘어나 전국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첨단 신산업 유치를 위해 국가·지방·농공단지 75곳을 조성했거나 조성중에 있다. 포항영일만 신항 개발도 민자투자를 이끌어내는 등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
농어업의 첨단과학·생명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96년 신경북형 키낮은 사과원을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98년 벼육묘공장 개발·보급, 쌀생산 대규모 경영주체 육성, 벤처농업 발굴, 청송·봉화사과수출지구 조성 등에 주력했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원한 농업재해보험 가입은 전국 우수사례로 호평을 받았다.
이는 농민들이 태풍 '매미' 피해를 입었을 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어촌발전기금을 151억 원에서 992억 원으로 불리는 등 농업경쟁력을 드높였으며 농산물 개방에 대비, 우수농산물을 17개에서 142개로 확대 지정했다.
▨문화
이 도지사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를 도정 지침서로 삼았다고 한다. 경제·군사적으로 자립하는 것과 함께 도덕·문화적으로 자랑스러워야 한다는 백범의 가르침을 되새겨 '문화도정'을 펴기로 일찌감치 맘먹고 실천했다는 것.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정례화해 세계문화엑스포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정착시키고, 국학진흥원을 설립해 경북을 세계 유교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토록 했다.
유교문화 부흥을 위해 그동안 4천224억 원을 들여 전통문화재와 향토문화유산 2천481건을 정비하고 경주 남산지구 등 5개 지역 문화재 52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등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글로벌화 앞장
1996년 국제기구인 '동북아자치연합'을 창립, 전국 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국제기구 상설 사무국을 포항에 두는 등 세계화에 따른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이 연합에는 북한을 포함해 회원국이 65개 국에 이르러 경북이 동북아국가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됐고 정부도 우리나라가 동북아시대 중심축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 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 적극적인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사회복지
2003년부터 전국 최초로 장애인공무원(92명) 공개채용에 들어갔으며, 사회복지시설은 95년에 비해 현재 2배 가량 늘어난 123개소에 도달했다.
또 경로당은 무려 2천950개나 늘어나 6천340개에 이르는 등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행정을 펴왔다.
184곳의 농어촌 보건기관 신축과 65곳의 노인복지시설 확충도 주요 업적이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이 도지사의 큰 업적 중 하나는 지난해 11월 경주에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유치한 것이다.
건국 이래 최대 국책사업인 방폐장을 유치한 것은 바로 이 도지사의 전략 덕분이다.
포항에서 불씨를 당긴 후 영덕과 경주에서 맞불을 놓는 작전으로 군산을 압도적으로 눌렀다는 사실이 후일담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은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양성자 가속기, 방폐장 등 3대 국책사업을 함께 유치해 경북 동해안의 에너지클러스터 조성 사업추진에 엔진을 달게됐다.
한편 이 도지사는 초기 공약이자 경북도의 묵은 현안인 도청 이전 문제는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채 임기를 끝내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이전 후보지 결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좌절돼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경북의 경우 면적이 넓고 권역별 특성이 달라 충분한 의견통합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도청이전 문제를 쉽게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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