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의 교도소에서 활동중인 갱단들이 감시망을 뚫고 조직원간 의사 전달을 위해 암호문, 보이지 않는 잉크 등 기발한 방법들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음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타애나 법정에서 '아리안 형제단'에 대한 살인 및 협박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활용해온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이 밝혀졌다.
'아리안 형제단'은 1960년대 샌퀜틴교도소에서 설립된 고도로 조직화된 전국 조직으로, 최상층 지도부로부터 내려지는 명령이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유명한 갱단.
'로키의 알카트라즈'라 불리는 콜로라도주 슈퍼맥스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인 T.D.빙햄과 배리 밀스 등 3명의 최고위원회 밑에 여러명의 '카운슬러', 최하부 조직원인 '솔저' 등 약 100명의 정식 회원으로 구성돼 있고 기타 제휴 세력을 두고 있다.
철저한 비밀 보호를 꾀하는 이들은 외부인들에게 갱단 사업에 대해 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심지어 갱단원임을 시인하는 것 조차 죽음으로 연결될 정도다.
현재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은 1997년 8월 빙햄의 지시에 따라 슈퍼맥스 교도소에서 1천700마일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루이스버그 교도소에서 흑인 재소자 2명이 면도칼로 살해된 사건 등 20여년간 발생한 수십건의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이다.
그동안 교도소측은 피비린내 나는 갱단간 인종 전쟁 등을 막기 위해 철저한 면회객 감시, 전화내용 녹취, 우편물 검사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갱단은 감시망을 뚫고 메시지 전달하며 테러, 마약 등 자신들만의 폭력 세계를 운영했다.
루이스버그 교도소 사건의 경우 빙햄은 조지 워싱턴의 혁명군 시절 스파이들이 사용하던 '보이지 않는 잉크'를 사용해 명령문을 만들었고 이는 루이스버그의 최고 책임자 앨 벤튼에게 전달됐는데, 열을 가해야 나타나는 이 잉크는 재소자들이 소변이나 식물 열매를 이용해 만들었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증거물로는 암호화된 갱단원 명단, 나폴레옹 전기 속에 있던 전투준비 명령서 등으로, 검찰측은 이것들이 증인들의 증언을 뒷받침해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1996년 '아리안 형제단'에 가입했다가 1998년 탈퇴, 증인으로 나선 맥긴리는 400년전 프란시스 베이컨이 고안한 암호술을 이용, 인종간 긴장이 고조되던 1997년 8월 빙햄의 "칼을 높이 들어라"는 지시를 퍼뜨렸다고 증언했다.
맥긴리는 '아리안 형제단' 지휘부에 불만을 품고 빙햄과 밀스 살해를 모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빙햄의 변호인측은 이를 근거로 "맥긴리가 거짓을 꾸며 빙햄 등을 죽이려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변호인측은 또 "검찰측 주장이 애매하다. 의사소통을 한 것은 맞지만 상대편을 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위적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