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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월드컵경기장 3천억짜리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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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6백억 빚·작년 38억 적자…"활용방안 마련하라"

대구 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시기, 같은 목적으로 지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이 곳은 하루 유동인구만 2만 명이 넘어 항상 북적댄다. 때문에 한·일 월드컵 이후 해마다 수십억 원의 흑자행진을 하는 등 '황금알'을 낳고 있다.

축구경기 입장권 수입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오페라, 뮤지컬, 마당놀이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 덕분이다. 특히 복합영화관, 대형할인점, 스포츠센터, 사우나 등이 입주한 2만 5천 평 규모의 '월드컵몰'은 최대 수익원이다. 임대수입만 연간 12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월드컵경기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에 머물지 않고 체육, 문화, 쇼핑이 결합한 복합 수익공간으로 발 빠르게 변신한 결과다.

전국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월드컵경기장. 상암경기장과 비교하면 덩치만 컸지 '종이 호랑이' 신세다. '세금먹는 하마'가 된지 오래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해마다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 2003년 30억 3천여만 원이던 적자가 2004년 34억 3천여만 원, 지난 해는 38억 3천여만 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더욱이 대구시가 경기장 착공 당시 필요재원 2천946억여 원 중 1천855억여 원을 빌려서 조달한 탓에 현재 갚아야할 빚만 1천601억여 원. 월드컵 시즌인 지금, 대구월드컵 경기장 활용방안이 다시 한번 현안으로 부상되고 있다.

3천억 원 짜리 초특급 경기장을 인근 주민들의 '동네 놀이터'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와 관련, 김형렬 대구수성구청장 당선자는 월드컵경기장을 젊은이들이 모이는 '영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패션 아웃렛, 대형 할인점 등을 유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

김 당선자는 "이미 일부 기업과 접촉했으며 이들 기업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여 취임 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졌고, 영타운이 조성되면 인근 시지 택지지구의 대규모 인구, 쾌적한 자연환경과 향후 영어마을 등 교육국제화특구 조성 등과 맞물려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도 지난 해 말부터 각종 전시·공연 등 문화행사 유치는 물론 경기장 내 유휴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구월드컵경기장 김해성 관리소장은 "오는 2009년 시립미술관이 들어서고 향후 야구장·수영장·실내체육관이 들어서면 이 일대를 다목적 문화체육 공간으로 개발할 방침"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기업들의 손짓도 많아져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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