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달성 가능한 성장률인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부진한 때문으로 진단했다. 그렇다면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을 놓고 甲論乙駁(갑론을박) 중인 정부와 여당의 논란 자체가 우습게 됐다. 기초 체력이 허약한 터에 보약을 먹는다고 금세 건강이 좋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은은 경기의 진폭을 줄일 수 있을 뿐, 성장잠재력 확대는 어쩔 수 없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본란도 재정 확대 및 금융 정책을 통한 단기 부양책은 그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이 더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 제고의 관건은 기업 투자 활성화다. 이 총재는 不變價格(불변 가격) 기준으로 기업 투자 규모가 지난 5, 6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한 金通(금통)위원은 노동과 자본 등 요소 투입의 둔화 외에 생산성 향상 미흡도 성장잠재력 저하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최근의 경기 침체도 내수 위축 등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성장잠재력 하락에 따른 구조적 침체란 얘기다. 고용 없는 성장에다 성장잠재력마저 추락한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하는 방안에 경제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기업 투자가 활성화돼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고용이 확대돼야 내수가 살아나 경기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단기 부양책보다는 허약한 경제 체질 개선이 우선이고,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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