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가 5일째를 맞고 있다. 건강이상 등으로 일부 노조원들이 자진해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 조합원들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옥을 점거중인 노조원들의 하루를 농성중인 한 조합원과 휴대전화 통화를 통해 알아봤다. 괄호안은 담당 기자의 부연설명이다.
-현재 몇 명 정도가 있나
△5층 700여명, 6층 500여명 등 모두 2천300여명 정도다. 나이든 노조원들은 안전을 고려 꼭대기 층을 중심으로 있다(진출입로와 가까운 하층은 이탈이 심하거나, 경찰 진입시 몸싸움이 어렵다는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임).
-가족들이 애타게 기다릴 텐데….
△현재는 단전조치가 되지 않아 휴대전화 충전(포스코가 각층에 설치해 놓은 충전기를 이용한다 함)이 가능, 언제든지 통화할 수 있다. 인터넷 등을 이용해서도 가족들과 자주 대화하고 있다.
-본사 사옥 점거로 포스코 업무 마비는 물론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
△많은 노조원들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눈치가 보여 아무도 그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식사는 제대로 하나.
△점거당시 컵라면과 생수 등은 일주일 분을 준비했다. 아침, 저녁은 컵 라면을 주고, 점심은 빵을 지급한다. 16일 점심에는 김밥도 한 줄 받았다(이날 오전 가족들이 음식을 준비해와 경찰을 통해 전달했다. 경찰은 음식 전달에 앞서 담배와 술은 모두 제외했다). 17일부터 단수조치 된다면 생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따뜻한 밥 한공기와 된장찌개가 그립다.
-농성자들의 건강은
△아픈 사람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건물 1층으로 내려오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현재 집행부가 있는 10층에서만 엘리베이터 운행이 가능토록 해놨다. 다른 층의 엘리베이터 출입구 앞에는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7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10층까지 올라가야 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탈자 수십여명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화장실 내 배관을 타고 내려왔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
△주로 TV를 보거나 낮잠을 잔다. 가끔식 윷놀이도 한다. 술, 담배는 이틀전부터 완전 동났다. 투쟁가를 부르는 등 교육도 한다.
-이탈자는 다음에 복귀하면 현장에서 일을 못하나
△제재하자는 입장이 더 많으나 결정은 안났고 논의중이다. 솔직히 건설노조원들은 일용직이어서 한, 두달하고 다음 현장으로 옮기는데 집행부와 시위 참가 노조원들이 틀면 일을 할 분위기가 못된다.(이러한 이유인지 시위에 참가 못한 일부 노조원들이 본사 진입을 시도하는가 하면 이탈자들은 경찰에서 '나도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참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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