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한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DDA)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세계 각국이 양자 또는 지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도하라운드 협상이 5년간에 걸친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됐다면서 이제는 세계 무역협상의 초점이 다자간 협상에서 양자 또는 지역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각국 협상대표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도하라운드 협상 결렬 이후 유럽도 양자와 지역 무역협상을 우선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아시아에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 상무장관인 카말 나트도 다른 지역그룹 및 나라들과 양자 관계에서 경제적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일본과 무역협정 체결절차에 들어갔으며 EU와도 협상이 시작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귀도 글라니아 독일산업협회 국제무역 담당 국장은 정치인들이 다자협상의 이점 때문에 아직 도하라운드 협상 실패를 공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각국이 타협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는 양자 또는 지역 간 무역협정이 무역자유화의 주요한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도 다자협정 체결에 실패한 상황에서 양자 또는 지역 무역협상이 무역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양자 또는 지역 무역협정은 각종 규제나 규정의 중복을 불러올 수 있으며 협정 참여국과 비 참여국 사이의 갈등을 격화시킬 수도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했다.
여기에 다자협정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빈국들,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양자 또는 지역 무역협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여서 이들 국가의 경제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스위스의 자유무역옹호단체인 에비앙 그룹의 장 피에르 레망은 도하라운드 협상실패로 국제사회는 지역적이며 차별적인 무역 확대와 갈등 증가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TO는 현재 200여 개의 양자 또는 지역 무역협정이 체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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