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이행우 作 '고향,여름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고향, 여름밤

이행우

감나무 밑 살평상에 앉아

고추밭골보다 주름 깊게 패인 어머니,

손주들의 재롱에

홍두깨로 손 가벼이 밀반죽을 편다.

지친 매미소리 잠들어

젖은 솔잎 몸 사르는 모깃불은

아버지가 지니신,

시름의 장초보다 매캐하지만

고향, 여름밤이 한결 수월해진다.

여름밤의 전령사 반딧불이

꿈 많던 아내의, 옛날을 찾아주려는 듯

제 자리를 맴돌며 낮게 속삭이나

자못 무더위는 어디에서나 다르랴.

은하수만큼 길고 긴 할머니 얘기로

손주들은

아빠의 지난날을 가슴 깊이 심어

산(山)자락에 떨어진 별똥별을 찾고 있다.

이 여름, 고향에서 사흘 정도 보낼 것입니다. 그런 꿈이라도 꾸어 봅시다. 행복할 것입니다. 고향집 '감나무 밑 살평상에 앉아' 노모는 '손주들의 재롱에' 환하게 웃으시며 저녁으로 손국수를 준비하실 것입니다. 밤이 이슥해져 '지친 매미소리들도 잠들'고 매캐한 모깃불은 어느 새 어린 시절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반딧불이는 잊었던 어린 시절의 꿈을 되살려 줄 것입니다.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은하수만큼 길고 긴'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그 옛날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었듯이.

여름의 고향은 우리를 동화 속으로 떠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심재연(72·국민의힘) 영주시의원은 경북도의원 영주시 제1선거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지역 발전 전략과 농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재명...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가 주춤하고 있지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하며, 올해 1분기 메...
제1215회 로또 추첨에서 1등 당첨번호 '13, 15, 19, 21, 44, 45'가 발표되었고, 1등 당첨자는 16명으로 각각 19억9천...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