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얘들아! 짐꾸리자"…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은 휴가지

그동안 지루하게 끌던 장마가 걷었다. 이제부턴 본격 무더위가 시작될 터. 어김없이 여름휴가도 피크다. 마음 같아선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뒹굴거리며 보냈으면 싶지만 어디 아이들은 그런가? 막상 지도책을 꺼내긴 했는데 고민이다. 어딜 갈까?

괜히 인터넷만 뒤지지 말고 이번 여름휴가는 아이들을 위해 보내보자.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몇 곳을 골라봤다.

★섬에서 맨손 바다고기잡이를…-완도 소안도 개매기 체험

개매기는 손으로 고기를 잡는 전통어로법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바닷가 갯벌에 대나무 그물을 촘촘하게 꽂아 둔다. 밀물 때 열어뒀다가 썰물 때 그물을 내려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고기를 가둬 잡는다. 이런 전통 고기잡이 방식으로 바다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은 전남 완도군에 있는 '소안도'. 월항리 약 2㎞ 뻘밭은 이때면 물반 고기반이다.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쉽게 고기를 잡을 수 있다. 숭어와 농어, 갯장어 뿐 아니라 배불뚝이 복쟁이도 심심잖게 잡힌다. 잡은 고기는 현장에서 주민들이 회로 떠 준다.

물 빠진 갯벌에서 미처 숨을 곳을 찾지못한 바지락, 게 등을 잡는 것도 특별한 재미다. 이리저리 갯벌을 뛰어다니다보면 바다는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곳임을 실감할 수 있다.

소안도 개매기 축제는 해마다 여름철에 5회 정도 벌이는 행사. 세 번의 행사는 지나갔고 8월9일과 9월10일 두차례 행사만 남아있어 아쉽다.

문의=061)553-7294(소안면 월항리 마을회). 010-4611-3319(월항리 이장 이재왕 씨).

▷가는 길=대구에서 길이 멀다. 구마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순천IC에서 내린다. 순천에서 2번국도를 따라가는 벌교-보성-장흥-강진 코스는 4차선으로 길이 좋다. 강진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해남으로 가다가 고석에서 55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완도다.

▷배편=완도 본섬 화흥포 선착장에서 1일 7회 '소안카페리'가 출항한다. 1시간 소요.

▷볼거리=소안도는 일제강점기 당시 소작쟁의 등 치열한 항일운동으로도 유명한 섬이다.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볼거리. 천연기념물 400호인 맹선리 상록수림도 국내 최대의 난대식물원으로 볼 만하다. 300년 가까이 된 후박나무 등 21종의 상록수가 해안선을 따라 우거져 있다.

▷숙박=섬 내에 여관 3곳과 민박집 20여곳이 있다. 문의=061)550-5609(소안면사무소).

★"느껴봐!" 짜릿한 손맛-통영 연화도 바다낚시 체험

바다낚시라고 해서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다. 위험하지도 않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조용하게 바다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장소는 통영의 한 작은 섬인 연화도. 경남 통영에서 뱃길로 약 1시간 거리다. 선착장이 있는 본촌마을 민박집에 부탁하면 가두리양식장 인근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비용은 1인당 1만원 정도. 양식장에 앉아 밖으로 낚싯줄을 드리워 고기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1m 정도의 낚싯줄에 미끼를 매달고 바다에 넣으면 바로 입질이 온다. 낚싯대도 필요없다. 물이 맑아 미끼를 무는 고기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어 더 재미있다. 낚싯줄을 드리우면 미끼가 내려가기도 전에 굵은 씨알의 전갱이가 물고 늘어진다. 2-3가족이 함께라면 1시간30분가량의 섬일주(1인당 5천원 정도)도 괜찮다. 섬 경치도 어느 곳 못지않을 만큼 아름답다.

▷배편=연화도 가는 뱃길은 통영여객선터미널(055-641-6181)과 산양읍 삼덕여객선터미널(055-641-3560) 두곳에서 출발한다. 통영에서 1시간10분, 삼덕에서 40분 소요. 배편은 욕지해운 홈페이지(http://www.yokjishipping.co.kr)에 문의. 연화도엔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통영서 출발하는 카페리호에 승용차를 싣고 가는게 좋다.

▷볼거리=섬은 작지만 볼거리는 많다. 이 섬은 불교성지다. 400여년전 연화도인과 사명대사, 이순신 장군에 관한 전설과 설화가 곳곳에 쌓여있다. 통영시에서 불교테마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바위섬이 점점이 이어지는 용머리가 제1볼거리. 한 마리의 용이 대양을 향해 헤엄쳐가는 듯한 모습이다. 섬 가운데의 연화사도 볼 만하고 절벽 위에 자리잡은 보덕암도 아슬아슬한 볼거리다.

▷숙박=여관은 없고 본촌마을과 동두마을서 민박을 친다. 큰방 3만원, 작은방 2만원. 주방시설과 욕실이 갖춰져 있어 깨끗하다. 대부분 1인분 1끼 5천원에 식사를 제공한다. 문의=055)650-4790(욕지면사무소).

★계곡 물놀이에서 연극관람까지-국제연극제 열리는 거창 수승대

"가족 단위로 물놀이를 즐기다가 맘에 드는 연극 공연을 골라 보면 됩니다. 정겹고 신명나게 한바탕 놀다가는데 행사 내용을 집중시켰습니다."

거창국제연극제 첫날인 지난 7월28일 이영철 홍보국장은 평소 연극을 접하기 어려웠던 분들은 이번 연극제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매력은 수승대에서 물놀이를 즐기다가 수영복 그대로 연극을 즐길 수 있다는 점. 특히 주말엔 가족 위주로 프로그램을 배치해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극관람료는 사전예약 어른 5천원, 학생 3천원. 현장 입장은 어른 1만원, 학생 8천원. 문의=055)941-0760(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 홍보마케팅국).

굳이 연극이 아니더라도 수승대는 아이들 물놀이의 천국이다. 연이어 내린 비로 맑은 물이 상류에서 끊임없이 유입되기 때문에 사람이 많아도 물이 흐려지지않는 것도 장점. 특히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쓴 점이 다른 곳과 구별된다. 아이들 허리 높이까지 깊이가 고르고 하계이동진료소와 수상안전요원이 늘 지키고 있다는 점도 안심거리다. 물놀이장 바로 옆 야영장에 텐트를 쳐놓으면 금상첨화.

▷대구에서 수승대까지 직통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문의=055)945-0630~2(거창·아림고속). 자가운전은 88고속도로 거창IC에서 내려 길 가에 걸려있는 홍보깃발을 따라가면 쉽다.

▷물놀이 도중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은 국내공식초청작

★찌개 속에서 행복이 보글보글-온가족 소꿉장난 가족캠핑

아이들이 좋아하는 잠자리는 텐트다. 어차피 어디서 잘까 고민할 필요없이 텐트를 들고 떠나보자. 캠핑의 장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빠, 엄마, 아이들이 한 텐트 안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더 이상 정겨울 수 없다. 오순도순 소꿉장난하듯 하루 이틀 재밌게 보낼 수 있다. 가족 행복이 별 것 없다. 보글보글 코펠에서 끓이는 찌개에서 행복은 피어난다. 물론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도 새록새록 쏟는 가족의 정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다.

▷가족캠핑에 좋은 곳=가족캠핑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자연휴양림 속의 야영장이다.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휴양림은 경북도내에 15곳. 어차피 올여름 통나무집 예약은 벌써 끝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휴양림 내에는 야영장 몇 곳을 마련해두고 그 안에 야영데크까지 갖추고 있다. 야영데크는 야영장 내에 평상처럼 설치해 둔 것. 데크 위에 텐트를 치면 바닥이 평평해 잠자리가 일반 야영장에 비해 훨씬 편하고 비가 오더라도 텐트 주변에 물길을 내는 등의 부산을 떨 필요도 없어 편하다. 휴양림내의 물놀이장과 캠프파이어장, 취사장, 야외탁자 등 다른 부대시설을 통나무집 이용객과 똑같이 사용할 수도 있다.

▷캠핑정보=전국 곳곳의 오토캠핑장도 이용할 만하다. 아직 국내에선 본격적인 오토캠핑 인구는 많지 않은 편. 하지만 승용차에 생활용품을 싣고 떠나 승용차 바로 옆에 텐트를 치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다. 시설이 잘 갖춰진 국립공원야영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오토캠핑 정보는 오토캠핑(www.autocamping.co.kr)이나 호상사(www.hocorp.co.kr) 등의 인터넷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글.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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