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장 수술 때문에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권력을 임시 이양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카를로스 발렌시아가 비서실장이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서한에서 "최근 아르헨티나와 쿠바 동부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장 출혈 증세를 보여 수술을 받았다"면서 "몇 주간 휴식이 필요하며 국가평의회 의장직 등을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일시적으로 이양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또 이달 13일로 예정된 80세 생일 축하 행사를 쿠바 혁명군 50주년인 12월 2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동생이자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은 국가평의회 의장, 공산당 제1 서기, 군 최고사령관 등을 대행하게 된다.
카스트로 의장의 권력 이양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마이애미 '리틀 아바나'에서는 수 백명의 쿠바 망명자들이 독재자의 종말이 얼마남지 않았다며 환호했다.
이들은 "자유 쿠바 만세!" 등을 외치며 환호했으며 몇몇은 휴대전화로 쿠바에 있는 친지와 친구들에게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1일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문제로 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일시 이양한 것과 관련,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쿠바의 민주적 정권이양에 대한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라울이 쿠바 국민에게 해온 행동은 그의 형이 해온 것과 거의 흡사했다"면서 "라울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접촉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일관되게 쿠바 국민들이 궁극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망을 피력해 왔다"면서 "미국은 쿠바의 민주적 전환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쿠바에 민주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카스트로 공산 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터 왓킨스 백악관 부대변인도 "쿠바의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카스트로의 건강상태를 추측할 수는 없지만 쿠바의 자유의 날을 위해 계속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쿠바인들이 지난 47년간의 장기 통치에 염증을 내고 있고 민주주의를 갈구하고 있음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쿠바 국민들이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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