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 기념품 없어 못팔아"

요미우리 도쿄돔 경기 관전 홍대연 씨 관전기

삼성 라이온즈의 야구 팬으로서 대구와 삼성이 낳은 야구 스타 이승엽의 활약상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5살 된 아들 서우와 함께 5일 도쿄돔을 다녀왔다. 도쿄돔은 작년 11월 코나미컵대회와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었다.

이승엽이 내년 미국으로 가게 된다면 볼수 없을 것 같은 조급함에 5월부터 도쿄돔을 찾을 계획을 세웠지만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티켓 구입을 대행사에맡겼으나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지연되다가 팔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아는 사람을 통해 초대장을 받게 되었다.

입장료는 S석 5천900 엔(5만 원)부터 외야석 1천700 엔(1만5천 원)까지였고, 지정석으로 운영되었다. 도쿄돔의 좌석이 5만5천석이나 되지만 대부분 경기가 만원을 이루기 때문이다. 입석 입장권도 1천 엔(8천500 원)이나 된다. 지정석과 아울러 특설석이라는 곳은 선수들이 있는 덕아웃 옆으로 네트가 설치되어 있지않은 좌석이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제일 가까이서 볼수 있는 매력 때문에 인기가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1시간 남짓 달려 김해공항으로 갔고 2시간의 비행 끝에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리무진(3천 엔)을 타고 다시 2시간을 달려 야구장 입구인 도쿄돔 호텔에 도착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하루 전날 도착해 야구장과 연결되어 있는 도쿄돔 호텔을 숙소로 잡으면 된다. 만약 도쿄돔 호텔에 객실이 없어 다른 호텔로 가게 된다면 빨간색 지하철인 마루노우치센 노선을 타고 고라쿠엔(後樂園)역에서 내려 숙소를 구하면 편리하다.

야구장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에어컨 바람이 반겨주었다. 야구장에서 접해본 에어컨은 처음이라 신비롭기만 했다. 하지만 경기장이 워낙 큰 관계로 몇 번 움직이고 나니 금새 더위를 느꼈다. 경기에 집중하고 계속 앉아있기만 하면 쾌적하게 관람하는데에는 더위로 인한 불편은 없었다. 맥주를 많이 팔기 위해 에어컨을 더 시원하게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약간 큰 종이컵 한잔에 따라주는 맥주값은 800엔(7천 원).

기념품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기념품 구입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이승엽의 인기를 반영하는 듯 그와 관련된 기념품은 다 팔리고 없었다. 그나마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승엽 부채를 315엔(3천원) 주고 하나 살 수 있었다.

이날 이승엽이 시즌 35호 홈런 포함 2안타를 치면서 3타점까지 올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관중들은 외야석의 서포터즈 외에는 대체로 가만히 앉아서 야구를 관람하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TV 중계를 보면서 들었던 시끄러운 응원 소리는 외야 서포터스석에서만 나는 소리였다. 내가 미리 제작해간 'Again 56'이라는 응원 문구를 네트에 달아놓았더니, 경찰이 와서 떼어냈다. 여러 차례 달아 놓았는데 매번 떼어냈다.

홍대연(34·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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