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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름 속 일제 잔재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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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구름국화, 금강초롱 처럼 모양 만큼 이나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식물이 4천여종에 이른다.

식물의 이름에는 고산지역을 의미하는 '두메', 진짜라는 의미의 '참', 다른 분류군이지만 비슷하게 생겼다는 의미의 '나도' 등 다양한 접두어를 붙여 식물의 형태, 서식환경, 특성 등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식물의 이름 앞에 '개','뱀','새' 등이 붙여 품질이 낮거나 모양이다르다 것을 강조하거나 친근하지 않은 이명(異名)으로 불러, 우리 품종을 비하하거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 식물 분류체계를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이 최초로 마련했으며 이런 식물 이름의 상당수가 일제시대 명명됐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이 정원수로 많이 이용할 만큼 좋아하는 단풍나무의 경우 일본의 것은 참단풍(Acer japonicum Thunb)으로 부르고 한국의 것은 노인단풍(Acer koreanum Na kai)으로 불러 차별하고 있다.

또 쓸모 없는 식물 이거나 동물의 기관 일부를 닮았을 때 '개'라는 접두어를 붙이기도 하지만 국내 널리 분포하고 있는 침엽수인 개비자나무(Cephalotaxus koreana Nakai)의 경우 굳이 개(犬)를 앞에 붙여 비하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식물이름 앞에 개라는 단어가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개비자나무를좀비자나무로, 개옷나무를 털옻나무로, 개다래를 말다래 등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식물 이름에는 일반적으로 원형에 비해 품질이 낮거나 모양이 다를 때 '개'를, 원형에 가깝고 순수하거나 품질이 좋을 때 '참'을 붙인다.

그러나 학계에서도 '개'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일부 학자들은 '개'는 이미 발견된 식물과 유사하다는 데서 단순히 붙여진 것이며 의도적으로 그 식물을 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제시대 명명된 국내 식물 이름 가운데 최초 발견자와 상관없는 느닷없이 일본인 이름이 사용된 경우도 있다.

국내 특산식물인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의 학명에는 한일합방의 주역인 초대 일본 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의 이름이 들어있으며 하나부사의 한문식 이름을 따 '화방초(花房草)'로 불리기도 했다.

백합과(科) 평양지모(Terauchia anemarrhenaefolia Nakai) 역시 초대 조선총독 테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의 이름을 따 '사내초(寺內草)'로 부르다 지금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검산초롱, 이시도야 제비꽃 등에도 일제 시대 흔적이 남아있다.

이밖에 무궁화는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눈의피꽃, 부스럼꽃 등으로 불려 무궁화를 보거나 만지면 눈에 핏발이 서고 눈병이 나고 몸에 부스럼이 생긴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국립수목원 최경 박사는 "국내 식물 이름들의 일제 잔재는 힘 없던 시대 서러움으로 자존심이 상하지만 국제 규정상 쉽게 바꿀 수 없다"며 "그러나 식물학자들이우리 식물의 학명과 국명을 정리해 바르게 쓰고자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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