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 19일 대장정 돌입

태극전사 설기현·이영표·박지성 19-20일 출격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19일(이하 한국시간) 2006-2007 시즌에 돌입한다.

20개 클럽이 격돌하는 프리미어리그는 내년 5월13일까지 9개월여 대장정에 들어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38경기를 소화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에 이어 설기현(레딩 FC)의 입성으로 프리미어리그를 향한 국내 팬들의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다.

설기현은 윙 포워드로 공격수인데다 13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딩의 아홉 차례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5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고국에 심심찮게 골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프리미어리거 2년차를 맞아 성숙미를 가미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선보일 전망이다.

태극 3인방의 활약 외에도 리그 3연패를 노리는 '로만 제국' 첼시의 수성 전선에 전통 명가 맨유와 리버풀이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전체 리그 판도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다 안드리 셉첸코, 미하엘 발라크(이상 첼시) 등 다른 유럽 빅 리그에서 뛰던 대어들이 프리미어리그로 옮겨와 '별들의 전쟁'을 시작할 태세다.

◇태극 3인방 '기선을 잡아라'

프리미어리거 3호 설기현이 19일 밤 11시 미들즈버러와 홈 경기에 가장 먼저 출격한다. 이어 이영표가 20일 새벽 1시15분 볼튼과 원정 경기에, 박지성이 같은 날 밤 9시30분 풀햄과 홈 경기에 차례로 나선다.

설기현은 BBC 인터넷판이 선정한 '주목할만한 이적생 10인'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현지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BBC는 레딩이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설기현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망했을 정도다.

지난 2년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에서 부침이 심했던 설기현은 해외 진출 7년 만에 최상의 기회를 잡았다. 스티브 코펠 레딩 감독은 설기현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해 스피드를 살려주고 데이브 키슨, 르로이 리타 등 중앙 스트라이커를 보완하는 골잡이 역할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봉 40%가 인상돼 50억원대 고액 연봉자 대열에 오르고 2010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박지성은 변함없이 맨유의 허리에서 '엔진'을 가동해야 해내야 한다. 1천860만 파운드를 들여 토튼햄에서 영입한 마이클 캐릭이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해 박지성의 가용도는 더 커졌다.

맨유 지휘봉을 잡고 21번째 시즌을 맞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팀내에서 공간 활용 능력은 박지성이 최고"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토튼햄의 붙박이 왼쪽 윙백으로 거의 결장없이 출전한 이영표가 의외로 시즌 초반 어려움에 부딪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영표는 토튼햄이 카메룬 출신의 왼쪽 윙백 요원 아소 에코토를 영입하면서 프리시즌 평가전 때 오른쪽으로 보직을 변경해 그라운드에 나서기도 했다. 마틴 욜 토튼햄 감독은 오른쪽에서 뛰던 폴 스톨테리가 부상이라 이영표를 그 쪽으로 돌려 시즌 초반 팀을 운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영표는 대표팀에서 좌.우 윙백을 모두 소화한 경험이 있고 양발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임무를 무리없이 수행해내겠지만 자리가 바뀌는 상황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태극전사 3인방은 시즌 초반 10경기 안에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뚜렷한 인상을 남겨야만 한다. 유럽 이적시장이 이달 말까지 '오픈'돼 있는 상황이라 언제, 어디서 주전 경쟁의 고비를 맞을 지 모르기 때문이다.

태극전사끼리 맞대결은 다음 달 10일 맨유-토튼햄전에서 박지성과 이영표가 먼저 맞붙는다. 이어 9월24일 설기현-박지성, 11월12일 설기현-이영표가 맞대결을 펼친다.

◇맨유.리버풀, 첼시 독주 저지할까

잉글랜드 축구 베팅업체들은 이번 시즌에도 첼시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맨유와 리버풀이 두 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상황.

첼시는 정규리그 개막 직전 열린 전초전격인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리버풀에 일격을 얻어맞았지만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독일월드컵을 전후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셉첸코와 '전차군단의 엔진' 발라크를 잇따라 영입해 공격과 미드필더진에 '화룡점정'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라크는 부상에서 회복해 20일 자정 맨체스터 시티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절치부심해온 맨유와 리버풀, 2003-2004 시즌 무패 우승의 신화를 이룬 아스날이 이번 시즌에도 호락호락 물러서리라고 보는 전문가 또한 드물다.

맨유는 간판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내줬지만 미드필더 캐릭을 데려왔고 오랜 부상에 시달려온 올레 군나르 솔샤르, 시력 장애를 겪었던 폴 스콜스와 '왼발의 달인' 라이언 긱스 등 노장 3인방이 컨디션을 회복한 게 무엇보다 반갑다.

맨유는 초반 강팀들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는데다 '공격 첨병' 웨인 루니가 세 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부담을 안고 전장으로 향한다.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리버풀은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고 장신 피터 크라우치가 제공권을 서서히 장악하고 있는데다 블랙번에서 지난 시즌 17골을 낚은 스트라이커 크레이그 벨라미를 보강해 '타도 첼시'를 외치고 있다.

하이베리 스타디움을 역사속으로 접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시대를 연 아스날도 티에리 앙리가 잔류 결정을 했고 체코 대표팀의 토마스 로시츠키를 영입해 나름대로 알차게 전력을 끌어올렸다.

'빅 4' 진입을 꿈꾸는 토튼햄은 불가리아 출신 스트라이커 디미트리 베르바토프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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