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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겨울예술] ⑨다큐멘터리 '펭귄-위대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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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한 마리가 새끼들을 이끌고 얼음대륙을 가로지른다. 어디로 가는 걸까. 유난히 덩치가 작아 뒤쳐져 있는 펭귄까지, 귀여운 새끼 펭귄은 8마리. 영하 40도의 혹한, 시속 150km의 광풍이 몰아치는 남극 대륙이라고 하지만 저들이 함께 있어 평화로워 보인다.

다큐멘터리 '펭귄-위대한 모험'의 한 장면이다. 14개월간 펭귄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흥행영화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남극의 황제 펭귄들은 짝짓기 시기인 겨울이 올 무렵, 바다에서 나와 조상 대대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온 '오모크'라는 신비한 장소를 찾아 떠난다. 길고 긴 무리를 이루며 여행하던 그들은 신기하게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모두 모인다. 1부1처로 짝짓기한 후 알을 낳은 어미는 알을 수컷에게 맡기고 바다로 떠나고, 수컷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3~4개월 동안 굶주리며 동면상태로 알을 품는다. 그리고 알이 부화되면 다시 수컷은 먹이를 구하러 떠나고 어미는 돌아와 알에서 나온 새끼를 키운다.

펭귄의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세상 모든 생명있는 것들의 서늘한 사랑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2005년 개봉, 뤽 자케 감독. 85분.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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