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게임기압수' 초강경…'바다이야기' 파장 분위기?

경찰이 23일부터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실에 대해 '게임기 압수'라는 초강경책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대구남부경찰서 성인게임장 단속반에 따르면 이른바 '바다이야기 게이트'가 터진 지 1주일 만에 남구에 위치한 바다이야기와 오션파라다이스 등 성인오락실의 절반이 자체적으로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합법적인 영업이라고 주장하던 업주들이 사법 당국의 뭇매를 견디지 못하고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단속반의 설명. 하지만 단속반 관계자는 업주들의 영업 포기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수성경찰서 단속반 관계자도 "초기 사업자금이 6억~7억 원에 이르고 사업인가 역시 합법적이어서 업주들이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의 단속 수위에 따라 업주들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므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단속에 대응한 변종·불법영업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대구시 성인오락실 단속반 관계자는 "1990년대 말 대대적인 파친코 단속 후 변종·불법영업이 판을 쳤다."며 "바다이야기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곳의 손실은 불 보듯 뻔해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업주들이 많을 것"이라며 성인오락실의 음성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대대적인 성인오락실 단속이 시작된 뒤 대구 시내의 사행성PC방이 지하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대구 수성구 수성3가의 한 주택가에서 불법 성인PC방 업주를 붙잡은 수성경찰서는 "외부에서 PC방을 식별할 수 있는 간판이 전혀 없는 형태로 불법영업이 이뤄졌고 손님 역시 입소문을 통해 조직적으로 모았다." 며 단속 이후 음성적인 형태로 이뤄지는 불법 사행성PC방의 실태를 설명했다.

이곳은 특히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손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업주가 메인컴퓨터를 통해 손님들의 컴퓨터를 일일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업, 현장을 급습하지 않고서는 혐의를 입증하기 힘든 구조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서민들의 사행성을 조장하는 성인오락실의 폐해가 계속 이어진다며 지난달 20일 게임장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상품권 역시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의 보완을 위한 대책안을 마련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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