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당, 대선후보 조기선출론 '불지피기'

신기남 前의장 "내년 3월 이전에는 뽑아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던 신기남 의원이 대선후보 조기선출론을 주장, 여당 내 새로운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신 의원은 10일 자신이 주도하는 신진보연대 창립 1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여당의 침체는 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리더십 부재의 결과"라며 "위기극복의 유일한 길은 당의 정체성과 리더십 확립이며, 방법은 대선후보 조기 선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전권을 쥔 대선 후보가 당을 이끌게 하고 외부 정치세력과 연대에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며 "금년 내에 대선후보 선출 방침을 확정하고 적어도 내년 3월 이전에는 뽑아야 한다."고 후보 선출 시기까지 못박았다.

신 의원의 '대선후보 조기선출론'은 범여권 통합 우선론이나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를 통해 대선후보의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자는 여당 내의 다른 입장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신 의원의 주장이 당장 탄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후보를 늦게 뽑을수록 자당 후보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최소화한다는 기존 주장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반대론자들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금실 대항마였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후발 주자로 나서 압승한 예를 들며 조기선출론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계개편문제는 아직은 열매맺기에는 때이른 나목(裸木)과 같은 상태"라며 "일부 대권주자들의 자가발전식 시나리오나 권력분점식 이합집산은 국민의 동의를 얻기도 힘들고 성공할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하고 "정기국회가 끝난 후 2007년 초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신 의원과 측근들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보다 먼저 후보로 선출된 점을 거론하며 조기선출론에 대한 군불지피기를 하고 있다. 신 의원은 "노 대통령을 후보로 먼저 뽑았기에 한나라당 후보와 양강 구도를 만들 수 있었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협상으로 일시 하락한 지지율을 다시 상승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금실 패배에 대해서도 신 의원은 "선거구도 자체가 불리했고 오히려 뜸을 들이다가 후보를 늦게 뽑았다."며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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