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의 동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백운리를 처음 찾은 것은 지금부터 27년 전인 1979년 10월 하순이었다. 가야산의 문화재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대구에서 하루 한 번 다니는 시외버스를 타고 비포장 길을 3시간이나 달려 도착한 마을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굽이굽이 산모퉁이를 돌면 나타나는 가야산의 위용, 불 타오르는 듯한 단풍, 초가지붕 뒤에 서 있는 감나무와 빨간 감.....
오랜만에 다시 찾은 백운리는 길도 넓어지고 포장도 잘 돼 대구에서 40분 거리로 가까워졌다. 초가지붕들도 모두 현대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지만 가야산 골짜기의 웅장함과 감나무의 정겨움은 그대로였다.
매일신문이 진행하는 농촌체험은 도시인의 메마른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드러나지않게 농촌의 소득을 올려주는 상생의 관광프로그램이다. 모닥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농촌의 삶을 이해하고, 마을 복판에 서 있는 삼층 석탑을 보며 고장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갖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할 것들이 있다. 마을 이장이나 사무장과 같은 일부 주민만 참여하는 데 그치지않고 주민 모두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다시 오기를 주저하게 하는 불편한 시설들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농촌체험 마을에는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서울 등 대도시 홍보에도 적극 나서야 하고, 행정기관들도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야한다.
김세기 대구한의대 관광레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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