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류인서 作 '다부터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다부터널

류인서

산호색 불빛을 지닌, 고둥 속 같이

깊고 아름다운 저 터널이 뒤집어쓴

등성이가 실은 거대한

공원묘지란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라니!

치통처럼 욱신거릴 망자들의 잠이,

뿌리째 들쑤셔져 어정쩡 반공중에 들어

올려져버린 죽음들이 민망해서가 아니라

유예해 둔 내 죽음을 미리 도굴 당한 느낌,

누군가 벌레처럼 그 속에다

구멍을 파 들고남을 보아버린 께름칙함

탓이었다는 게 솔직한 고백.

그러나 이는 그리 무거운 문제가 아니랄밖에,

저것 또한 삶이 만들어 놓은 죽음의 한 형식일 뿐,

죽음은 다만 죽음 그대로 시종 고요할 것이라는

확신과 안도.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면 다부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다부터널은 '산호색 불빛을 지닌, 고둥 속 같이' 깊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터널의 등성이가 사실은 '공원묘지'이었음을 알면 어떤 기분이 되겠습니까. 느닷없이 반공중에 '올려져버린 죽음들이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유예해 둔 내 죽음을 미리 도굴 당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산의 변형인 터널은 산이 아닌 터널로 존재하듯이 삶의 변형인 '죽음'은 우리들의 '삶'과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여 '그대로 시종 고요할 것'입니다.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부동산·주식 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눈높이 맞춤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구의 상가 1층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2분기에는 10.2%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20대 부사관이 총기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되었고, 군 당국은 총기 관리의 허점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와 경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우정의 신호'로 설명하며, 일본과의 공동 개입이 28년 만에 이루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