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20원대의 값싼 국제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통신업체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고 논란을 빚었던 LG텔레콤의 휴대전화 요금제가 통신위원회에서 사실상 집 전화에 판정승을 거두면서 통신요금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계 소비지출 중 통신비가 음식·숙박비를 추월하는 등 통신비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값싼 통화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유·무선 경제가 무너지고 최저가의 국제통화가 국내에 진출할 경우 업체간 국제 및 이동통신 통화료 파괴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전화 가격 파괴되나
분당 20원대 국제전화 서비스가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던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VoIP) 업체인 '스카이프(Skype)'가 정보통신부에 '별정통신(인터넷 전화) 사업'을 정식으로 신청, 이르면 다음달 국내에서 국제전화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스카이프는 사실 올 들어 국내에서 국제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무허가 상태에서 인터넷전화를 서비스하다 정부로부터 가입자 모집 중단조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고 착신번호를 받지 못해 전화를 받기만 하는 반쪽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기존 별정통신 회사인 옥션과 '국경간 통신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법적 허가 조건을 모두 갖추면서 정통부의 사업 허가 가능성이 커져 착신번호 070을 부여받아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 연결된 PC로 국제전화를 송수신하는 피씨투폰(PC to Phone) 방식을 사용하는 스카이프가 분당 20원 정도의 싼 통화료로 미국·일본 등지와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프는 지난 2003년부터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시작, 현재 1억여 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국내 가입자도 거는 서비스만 가능한데도 4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인터넷전화 및 일반 국제전화의 경우 보통 요금이 분당 84~252원이지만 스카이프의 경우 미국에 전화를 걸 경우 분당 21.8원으로 값싼 통화료로 국제요금 파괴를 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무선 경계 무너지나
최근 통신위원회가 KT 등 유선사업자들이 제소한 LG텔레콤의 '기분존(Zone)' 서비스에 대해 가입자 간 형평성 및 공정경쟁 저해 등 문제가 있지만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 '무혐의' 판정을 내리면서 통신업체들의 유무선 영역 파괴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통신위는 이번 심의에서 "기분존은 법적·기술적으로 이동전화 서비스에 해당되고 유선전화 역무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동시에 "그러나 기분존 가입자에게만 요금을 지나치게 할인해주는 것은 비가입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인 만큼 한달 내에 통신위와 협의를 거쳐 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LG텔레콤은 통신위의 시정명령에 따라 기본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요금제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결정으로 유·무선 통신영역 파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견해다. 통신위가 결과론적으로 기분존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아 통신영역의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진 만큼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지금까지 얽매였던 영역에서 탈피, 가격 파괴에 동참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
LG텔레콤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정통부에 신고·수리돼 7만 여 가입자가 이미 사용 중인 친 소비자적인 서비스를 통신위가 제재를 한 것은 유감스럽지만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신위와 협의해 시정명령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분존 서비스는 휴대전화로 일반 유선전화만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요금제로, 기분존내 및 기분존외 등으로 나눈 뒤 집, 사무실 등 '알리미'를 설치한 반경 30m 이내 지역에선 집전화(유선전화)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시내외 통화 3분 39원)으로 할인해 주는 서비스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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