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방에는 방심'허점 용납 안 된다

주한 미8군이 解體(해체)되고 새로운 지원사령부로 전환된다. 바웰 벨 주한 미군사령관이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8군의 미래에 대한 결정이 어떻게 내려져도 한반도 전쟁과는 상관 없다고 변화를 알렸다. 미국 육군의 개편작업에 따른 작전지원사령부급 개편이라는 것이다.

미8군은 한국에 배치된 미군부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전쟁 발발 초기 대구에 전방지휘소를 설치하며 이땅에 들어온 이후 주한 미군의 象徵(상징)으로 각인됐다. 그러기에그 해체는 미국과 우리 군 관계자의 '큰 틀의 변화는 없다'는 한결같은 설명에도 한반도 군사적 상황의 변화로 다가온다.

내일은 建軍(건군) 58주년 '국군의 날'이다. 올해도 특공부대원들이 高空(고공)에서 내려오고 최신예 전투기가 하늘을 날며 믿음직한 국군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전쟁 수행 능력을 포함 전체 군사력을 비교할 때 우리가 북한보다 앞선다는 주장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의 현 사정을 감안할 때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군사력은 전투병력 수나 보유 장비에 앞서 정신자세가 중요한 잣대다. 士氣(사기)로 자라고 사기로 움직이는 게 군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일 '국군의 날'은 우리에게 군의 존재와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책이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는지, 해이해진 안보 의식이 우리 군에까지 파고들어 엄정함을 흔들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

북한보다 군사력이 앞서기에 작통권 환수도 당연하며 안보 불안론은 수구세력의 반개혁적 논리라는 주장은 공감할 수 없다. 군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堡壘(보루)다. 국방에는 조금의 허점도 용납될 수 없으며, 한치의 방심이 모든 것을 앗아 갈 수도 있다. 그래서 군에 엄청난 돈과 숱한 젊음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주한 미군의 역할이 줄어 들면 당연히 우리 군의 임무가 늘어난다. 우리 땅과 생명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부담도 늘어난다. 그러나 이런 부담을 담당하고서도 안보가 불안해 진다면 희생과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우리 군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군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배려도 더 크고 따뜻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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