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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류호숙 作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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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류호숙

바람이다

바람이 신천 물길 따라

곱게 단장하고 춤추고 있다

가끔 멍하니, 때론 생각에 잠기면서

원하나 그려놓고 체면 없이 나도 춤추고 있다

파란 하늘로 손짓하며 꽃잎이

나비되어 날아오른다

다시 파도가 되어 출렁인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서로 다독이며

눈빛을 마주한다

조율되지 못한 숨 가쁨이

동백꽃처럼 눈물지던 날들의 그리움이

바람과 몸 섞으며 실핏줄처럼 섬세하게

살갗 속으로 파고들어 꽃잎을 열게 했던 것

이제 가을바람과 꽃잎과 내가

한 몸 한 마음으로 하늘을 마구 흔들고 있다

대구의 도심을 흐르고 있는 신천(新川)을 따라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본적이 있습니까. 본 적이 없다면 햇살 밝은 날, 신천길을 걸어 보세요. 코스모스가 삽상한 '바람이' 되어 그대의 가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 코스모스 바람에 몸을 한동안 맡기고 있노라면 어느 새 그대가 바람이 되어 '파란 하늘로 손짓하며' 날아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동백꽃처럼 눈물지던 날들의 그리움이' 그대 가슴을 꽃잎처럼 열게 할 것입니다. 이윽고 그대는 '가을바람과 꽃잎과' 어울려 '한 몸 한 마음으로 하늘을 마구 흔들고 있'을 것입니다.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자연과 하나되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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