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윤경희 作 '개망초꽃에 대하여'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개망초꽃에 대하여

윤경희

1

잊고 싶었을 거다, 속엣말 알알이 풀어

애오라지 혼자서 주고받던 밀어였던 거다

저렇듯

넉넉함으로

한 생을 지탱해 왔듯.

2

한낱, 알몸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성에 어린 기억들 치매처럼 흔적을 묻혀

가끔은

되돌릴 수 없는

그 끝으로 뒷걸음 친다.

3

그래도, 한때는 눈부신 꿈이었을

저 하얀 송이송이 굳은살로 박히고

올곧은

육신의 뿌리

홀씨들을 만든다.

꿈 중에는 살면서 이루지 못한, 이룰 수 없는 꿈이 있다. 그 꿈은 이루지 못할, 이룰 수 없기에 '잊고 싶'은 꿈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꿈은 '혼자서 주고받던 밀어'가 되어 '한 생을 지탱'하기도 한다. 이제 노년이 되어 '가끔은/ 되돌릴 수 없는/ 그 끝으로 뒷걸음' 쳐 보면 비록 이루지 못하고 혼자서 속엣말로 되새겼지만 '한때는 눈부신 꿈이었'다. 그 '눈부신 꿈'이 있었기에 '올곧은/ 육신의 뿌리'를 지켜 올 수 있었고 때가 되어 혼신의 힘으로 이 '꿈'을 이어줄 '홀씨들을 만'들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못다 이룬 '꿈'을 이어줄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할 것이다.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으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공천이 시도되자 지역 정치권에서 '민주정당이...
구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비산동 6-2 부지에 최고 46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구...
서울중앙지법은 화장실에서 빨리 나오라는 동생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으며, 동생은 퇴근 후 목욕 중 불평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파병 압박을 가했으나, 주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