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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한나라당 대세론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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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과연, 대세를 얻고 있는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지지도에서 다른 정당들을 상당한 차이로 앞서고 예비 주자들간의 지지도 조사에서도 당내 인사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서 보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선은 이미 끝났다."는 '극언(?)'까지 들릴 정도다.

하지만 최근의 정국 흐름을 지켜보면 그렇다고만 할 수 없는 측면도 적지 않다.

1일로 사실상 종료된 올해 국정감사만 해도 그렇다. 과거 국정감사는 정부의 실책과 비리 등에 대한 추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야당의 장(場)이 돼 왔으나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선을 앞둔 큰'대목'으로 간주, 벼르고 별렀을 것이지만 초반부터 북핵 등 대형이슈에 휩쓸리는 바람에 관련 상임위 외에서는 제대로 '장사'도 못해보고 썰렁한 파장을 맞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맞이한 호기를 놓친 셈이 됐다.

한나라당은 이슈제기에서도 밀려 정국을 제대로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정계개편·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북핵문제 등에서 그랬다. 이 때문에 당내 예비주자들은 당 지지도가 한껏 올라간 상황임에도 이에 걸맞게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질만한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초면 열린우리당 등에서도 대선 예비주자들의 활동이 본격화될 것이므로 한나라당 주자들이 지금처럼 계속 우위를 점하고 여론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1997년 대선 때는 정권교체론을 내세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가, 2002년 대선에서는 정치개혁과 국민통합론을 내세운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던 것처럼 이슈 선점은 선거의 판세를 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판세를 뒤바꿀 수 있는 정계개편 정국에서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처지인데다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반대만 했다가는 자칫 비난여론에 내몰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들 잇슈를 놓고 당내 후보들간 갈등조짐을 보이기도 한다. 대선정국에 들어선 한나라당으로서는 갈 길이 멀고 험해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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