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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地域主義 정치'에 화답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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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갔다. 현직 대통령의 前職(전직) 사저 방문이 전례 없는 일이지만 정치적으로 적절치 못했다. 어떤 시기인가. 열린우리당 다수가 민주당과 고건 씨를 포함한 범여권 통합에 목을 매면서 노 대통령 除外論(제외론)을 제기 중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10% 남짓이다. DJ는 다시 호남을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궁지에서 노 대통령이 DJ를 찾아간 것이다. 두 사람 만남에서 정계개편 얘기가 없었다는 청와대 발표를 믿을 수 없는 이유다.

DJ는 최대 업적으로 삼는 '햇볕정책'이 북 핵실험으로 공격받자 강연과 언론 접촉을 늘려 외곽에서부터 정치에 발을 담그는 인상을 주고 있는 터다. 목포에서 군중 연설을 하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라고 남긴 글귀는 모두가 조심스러워하는 지역주의를 노골적으로 건드렸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정계개편을 모색하는 여당 重鎭(중진)들이 앞다퉈 찾아들자 노 대통령도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그런 모양새는 두고라도 자신이 정치적 생명처럼 떠받드는 脫(탈)지역주의를 잊은 처신이 아닌가 싶다. 흘러간 老(노)정치인을 찾아가 힘을 얻겠다는 것은 DJ 스스로 과시하는 호남의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지역주의 依存(의존)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치'는 실패를 선언하는 셈이다. 국민 앞에 주도적 정치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고백을 한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DJ 방문이 그런 정치적 오해를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했어야 했다.

청와대 발표대로 정치 얘기 없이 북핵'외교'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훈수를 들었다고 하는 것도 임기 말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에 자신감이 없어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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