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님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대안학교는 기존 학교와는 다른 교육환경에서 학생 스스로 소질을 찾게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곳이지, 절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박기원(51) 산청 간디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이 대안학교에 대한 오해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안학교에만 가면 학생이 안고 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대학진학도 저절로 될 것이라는 환상. 실제 이렇게 믿는 학부모들을 만나면 답답함마저 든다고 했다. 그는 "부모부터 대안학교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지난 3월 4대 산청 간디학교 교장으로 취임했다.(현재 '간디'라는 교명이 들어간 학교는 군위 간디마을학교, 산청 간디중학교, 제천 간디청소년 학교가 있지만 모두 미인가다.) 그는 '교육다운 교육'의 꿈을 좇아 이곳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대안학교들은 가르치는 형태는 다르지만 주입식 교육, 성적지상주의 교육을 거부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합니다."
전국 100여 곳에 달하는 대안학교는 우선 '인가형'과 '비인가형'으로 나뉜다. 형태면에서는 '도시형'과 '전원형', 대상면에서는 '초등'과 '중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최근 인가형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 인가로 인해 교육과정에 제약이 따른다는 주장도 있고 대안학교 수요가 늘면서 비인가 학교가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대안학교에 대한 부모의 이해가 필수다. 박 교장은 "간디 학교 경우 학생 자기소개서와 같은 배점(30%)으로 학부모 소개서를 입학 심사 자료로 적용하고 있다.(내신은 30% 다)"고 했다.
대안학교라고 해서 공부를 제쳐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영·수 등 공통 교과목은 일반 학교와 다름없이 가르친다. 다만 입시를 염두에 두는 수업은 하지 않는다. 보충·야자학습 등이 강제되지 않고 일반학교에 비해 특기적성 수업이 체계화돼 있다. 자율적인 학교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꿈을 정하고 그 '수단'으로써 대학(전공)을 택한다.
박 교장은 "간디학교 경우 해마다 70, 80%의 학생이 대학을 진학하지만, 일반 학교 학생들이 막연히 대학을 가는 것과 달리 철저하게 자신의 적성에 맞춰 학과 중심으로 대학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에 대한 수요가 느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간디학교만 해도 지난달 마감된 내년 신입생(정원 40명) 모집에 175명이 지원해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는 중학교 졸업자격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지만 대안학교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로 입학여부를 판가름한다고 했다.
박 교장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대안학교 수는 현재의 4, 5배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사정이 이런 만큼 학교 홈페이지나 대안교육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과 수업형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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