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들 지능망 요금 고객에 전가(?)

주요기업들이 착신 과금형 대표번호 080서비스보다 KT의 1588, 1577과 하나로텔레콤의 1566 등 발신자 부담 지능망 전화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기업들은 상품의 주문, 예약, 상담 등 자사 영업서비스에 발신자 부담방식의 전국대표번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전화 이용료 대부분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080과 1588, 1577, 1566은 전국대표전화서비스로 해당 식별번호로 시작되는 단일 대표번호로 기업에 전화를 걸면 발신자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전화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서비스 내용이 동일하다. 그러나 요금방식을 살펴보면 080의 경우 3분당 45원의 요금을 기업이 부담하는 반면 1588과 1577, 1566의 경우 3분당 39원의 시내전화 요금을 발신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때도 소비자가 전화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다.

기업은 080과 그 외 대표전화서비스의 회선 접속료를 부담하긴 하지만 전체 매출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KT의 경우 각각 회선 당 월 4천 원과 8천 원이라는 점에서 KT가 기업을 대상으로 발신자 부담 방식의 전국대표번호 상품을 권장할 요인이 더 많다. 특히 1588 등 발신자부담형 서비스의 가입조건은 5회선 이상을 쓰는 대규모의 기업이 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KT의 경우 지난 95년 3월 도입된 080 서비스의 매출은 지난해 803억 원을 기록한 반면 그보다 훨씬 뒤인 98년 9월에 도입된 1588의 매출은 같은 기간 971억 원을 기록해 080 매출을 약 200억 원 가까이 추월했다. 그럼에도 불구, 080 서비스의 기업고객은 약 16만 개인 반면 1588과 1577에 가입한 기업고객은 약 1만 개 수준으로 발신자 부담 대표번호 서비스가 1개 업체당 매출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화사용량이 많은 대기업들이 지능망 전화요금을 자사 개인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1588의 경우 기업이 시외전화요금의 자체 부담 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전국대표번호의 경우 발신자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기업의 지점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080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131억 원을 기록한 반면 1566은 이보다 15억 원이 많은 146억 원을 기록해 발신자 부담 대표전화서비스가 상당한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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