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대형 태풍 比 강타 484명 사망.실종

알바이주 마욘산 인근서 산사태로 피해커져

초대형 태풍 '두리안'이 1일 필리핀 동부와 중.북부 지역을 이틀째 강타, 비콜반도 알바이주에서만 적어도 48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 태풍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테레사 아구엘레스 적십자사 대변인은 마닐라 동남쪽 3백50㎞ 지점의 알바이에 있는 마욘산 인근에서 두리안이 몰고온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 38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종자도 9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망.실종자 숫자와 관련 AP통신은 146명이 숨지고 159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적십자사는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되고 강물이 범람해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면서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시작되면 사망, 실종자수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비콜 반도에 있는 레가스피시(市) 공항은 산사태로 흘러내린 화산재와 바위 등이 활주로를 덮치고 관제탑의 전력공급도 끊기는 바람에 폐쇄됐으며, 공항터미널의 지붕과 창문 등의 일부도 파괴됐다.

당국은 구조요원과 장비를 적재한 AC-130 수송기를 현지로 급파했으며 군 소속 구조요원 40명도 마닐라에서 헬기편으로 출동했다.

주민들은 최근 계속해서 화산재를 내뿜고 있는 마욘산의 구릉지대에 쌓여있던 화산재와 화산암들이 시속 265㎞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집중호우에 휩쓸려 내리면서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큰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특히 태풍 '두리안'이 이 지역에 들이닥치기 몇 시간 전까지 쾌청한 날씨를 보여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인근에서 일광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 8월 마욘산 화산이 폭발할 위험이 감지됨에 따라 일대 주민 약3만명을 소개시켰으나 폭발 위험이 줄어들자 주민들이 대거 주거지로 돌아왔다.

레가스피시의 노엘 로살 시장은 "지난 8월 화산이 폭발해 수백만t의 바위와 화산재가 마욘산 구릉지대에 쌓여 있었는데 이 바위와 화산재가 인근 파당 마을을 덮쳐 가장 많은 피해를 냈다"고 말했다.

파당 마을의 한 주민은 "산사태로 500명 정도의 주민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관계자들은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총재인 리처드 고돈 상원의원은 "마욘산에 인접한 비콜지방에서는 파당 마을 외에도 여러 곳에서 재해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접수됐으나 전화가 끊기고 도로도 두절돼 정확한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두리안'은 30일 저녁 비콜 지역을 지나면서 시속 150km로 세력이 약해졌으며 태풍이 시속 15km 수준으로 남중국해로 이동함에 따라 당국은 태풍 경보를 하향 조정했다.

두리안은 동부와 중부 20여개주에 영향을 미쳐 2만여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특히 알바이와 카마린스 수르, 카탄두안스, 민도로섬 등지에서 피해가 컸다.

이날은 필리핀의 국경일이어서 각 학교와 관공서 등이 문을 닫아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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