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지난 9일 세부 공약사업을 발표하며'대구 경제 살리기'를 외쳤으나 대구시의회가 이틀만인 11일'헛구호'라며 즉각 반격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대구시 상대로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김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건설,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하고 나섰지만 실제 지난 정책집행 과정이나 내년도 경제 예산 등을 보면 그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시를 질타했다.
권기일(동구) 시의원은 이날 "건설교통부가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을 조사한 결과, 대구는 9개 기업에 불과한데 반해 부산은 60개, 대구인구의 절반 정도인 대전은 50개, 광주는 49개 기업을 유치했다".며 "과연 대구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가"라고 따졌다.
권 시의원은 또 김 시장이 자신의 공약실천 의지의 첫 단추로 투자전문가를 정무부시장으로 뽑았으나 올해 외국기업 투자유치 예산 85억여 원은 단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는 김 시장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건설 공약 핵심 예산인 내년도 투자유치단 운영 예산도 올해 보다 132억여 원을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권 시의원은 주장했다. 권 시의원은 "이는 시가 스스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포기하는 것"이라 했다.
이에 김상훈 경제산업국장은 "(대구에 올 기업이 있을 경우의) 상황 발생에 대비한 예산 편성"이라고 해명하자 권 시의원은 "일을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김 시장의 또다른 공약인 스타기업 100개 육성과 관련, 권 시의원은 "향후 4년간 기업 당 5천만 원을 줘 지역발전을 이끄는 기업으로 육성한다고 했지만 과거 비슷한 성격의'선도 중소기업'선발제도가 일시적 쥐꼬리 지원으로 용도폐기된 것과 다를바 없다."고 시를 비판했다.
권 시의원은 특히 "대구IT의 핵인 테크노파크가 구입한 51억 원 짜리 첨단장비가 쓸데가 없어 지난 1년 동안 방치된 것도 방만한 운영으로 예산을 헛되이 쓰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 시의원은 ▷10년째 언론 발표용에 머물고 있는 동대구 역세권 개발 ▷외국기업 투자유치전용지역에서 일반 분양으로 전환한 옛 삼성상용차 부지 등도 대구경제 살리기의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날 김덕란(수성구) 시의원은 "시의 내년도 예산 중 경제예산은 6천 927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26.3%, 특히 과학기술·투자유치 등에 투입되는 지역경제 개발비는 6.4% 뿐이다. 증가율도 금년 대비 경제예산은 2.1%, 지역경제개발비는 0.9%에 그쳤다."며 시의 경제살리기 의지를 촉구했다.
김충환(북구) 부의장은 "이달말 내년도 경제예산이 최종 확정돼 시 실·과별로 예산 집행에 들어가지만 시는 내년 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키로 해 실·과별 경제예산 집행에 대혼선이 예상된다."며 시의 경제정책 추진의 혼선우려를 지적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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