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스닥터] 반갑다! 스키시즌…질주본능에 다칠라

작은 충돌에도 중상 위험 "넘어지는 기술 익혀라"

하얀 설원이 스키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국내에서 해마다 500만 명 이상이 스키장을 찾을 정도로 스키와 스노보드는 겨울철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스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짜릿한 스피드. 그러나 즐거움이 있으면 항상 부상 위험이 따른다. 우리나라 스키장은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안전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다.

◆스키부상

스키 부상은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생긴다. 특히 추위로 관절이 굳어 있기 때문에 작은 충돌로도 골절과 인대가 손상되거나 관절이 빠지는 등의 중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지면서 생기는 1차 손상은 주로 다리에서 생긴다. 스키의 한 부분이 눈에 걸려 순간적으로 고정되면 다리가 강하게 긴장한다. 이때 바인딩(스키와 스키화의 연결 부위)이 풀려 힘이 분산되면 크게 다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바인딩이 풀리지 않거나 힘이 분산되지 못하면 그 충격이 커져 다치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바인딩이 잘 풀리게 하는 것도 부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넘어질 때 스키가 직접 신체부위를 타격해 충격골절이 생기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스키손상의 유형도 장비의 발달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다. 이탈식 바인딩과 목이 높은 플라스틱재질의 스키화는 발목뼈 골절이나 발 주위 골절의 빈도를 90% 이상 줄였지만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포함한 무릎관절 손상은 3배 정도 증가시켰다. 최근에 유행하는 카빙(Carving) 스키(앞과 뒷부분을 보통의 스키보다 넓게 하고 가운데는 좁게 만든 것)는 전통스키에 비해 상급자에게서 전방십자인대 손상의 위험률을 높이고 있다.

스키 폴 및 손잡이 줄에 의해 엄지 부근의 인대 손상, 어깨관절 전방탈구(뼈가 관절에서 빠짐) 등의 손상이 자주 발생한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엔 반드시 스키폴과 손잡이 줄을 놓아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스노보드 부상

스노보드 부상은 스키장에서 발생하는 부상의 절반을 차지한다. 스키와 달리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충격 때문에 생긴다. 팔보다는 다리 손상이 더 많으며, 다리 손상 중에서도 특히 발목 관절에 문제가 잘 생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스노보드를 처음 타는 사람의 20%에게서 사고가 난다고 한다. 스노보드 부상은 앞으로 넘어지거나 점프할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리프트를 기다리는 줄에서나, 타고 내릴 때에도 보드에 고정된 쪽의 다리에 힘이 몰려서 생길 수도 있다. 부츠가 스키 보다 유연하며 바인딩이 저절로 풀리지 않으므로 발목관절의 손상이 많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회전이 크며 속도가 빠르고 한쪽 방향으로 몸을 틀고 활주해야 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고 충돌사고의 위험성이 크다. 팔 등의 손상이 흔하므로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야 하며 치명적인 머리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넘어지는 기술을 습득하고 일반적인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응급조치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자의 응급치료 원칙은 일반 외상 환자의 응급처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날씨가 추운 곳에서 발생하는 만큼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팔, 다리의 골절, 인대 손상 등이 의심되면 부목을 대어야 하며, 부목이 없을 때는 스키 플레이트나 폴 등으로 고정시킨 뒤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보통 삐거나 피하 조직이나 근육에 상처를 입을 경우 'RICE 요법'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즉 안정(Rest), 부상 부위의 얼음찜질(Ice)과 압박(Compression), 그리고 부상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올림(Elevation)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이다. 스키를 타기 전 10분 정도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황석영 열린큰병원 원장

#부츠는 반드시 발에 맞는 것을 신어라.

#시작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자.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중단하라.

#음주 상태에선 스키를 타지 말자.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라.

#슬로프의 상태를 미리 살펴라.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타라.

#과거 부상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평소 충분한 체력을 유지하라.

#안전규칙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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