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 1만명 팬 환호 속 월드투어 첫 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첫 공연 시작

총 제작비 380여억 원. 관람 예상 인원 총 70~80만 명. 입장료와 부가 콘테츠 예상 매출 약 1천60억원. 제작 준비 기간만 1년……. '월드스타' 가수 비(24·본명 정지훈)가 전 세계 무대를 향해 거대한 첫 발을 화려하게 내디뎠다.

비는 15일 오후 8시15분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시간 가량 열린 '레인스 커밍(Rain's Coming)-06/07 레인 월드투어 인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6개월간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시작했다. 한국 대중가요 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으로 기록될 이번 투어는 이날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 등 12개국에서 35회 공연을 갖게 된다.

공연에는 일본, 중국 등 해외 팬 3천여 명 포함해 1만여 명의 팬들이 운집해 야광봉을 흔들며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의 위상을 확인이라도 해주는 듯 AP통신, 아사히TV, 도쿄 신문, 상하이 둥팡 TV 등 전세계에서 40여 개 매체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마돈나의 월드투어 '컨페션(Confessions)'의 총연출을 맡은 제이미 킹이 공연감독 겸 안무총책을 맡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 등 일류 뮤지션과 호흡을 맞춰 온 다고 곤잘레스가 영상 감독으로 나서는 등 해외 유명 스태프가 연출을 맡은 이번 투어는 이미 공연 전부터 세간의 큰 화제를 모았다.

'마술과 환상'을 콘셉트로 내세운 이번 공연은 7개의 대형스크린이 뿜어내는 다양하고 화려한 영상과 동양적인 미가 크게 반영된 무대연출로 시종 팬들을 압도했다. 엄청난 물량과 1년 가까운 준비 과정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졌다.

공연은 대형 스크린에 물보라 영상이 가득 찬 후 무대 가운데 대형 잠수함 풍선이 갈라진 사이로 비가 등장하며 시작됐다. 비는 첫 곡 '잇츠 레이닝(It's Raining)' 때부터 공연장 가운데로 이어진 무대로 뛰어나가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 공연은 스크린 영상과 무대 연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환상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비는 6번째 곡 '돈트 스톱(Don't Stop)' 후 공연장 가운데 무대에서 아래로 사라진 후 다음 곡 '나'에서는 정면 무대에서 갑자기 등장해 노래를 불렀다. '내가 누웠던 침대' 직전 스크린에 흐른 영상에서는 꽃다발을 들고 화면 속을 뛰던 비가 자연스럽게 실제 무대로 이어져 등장하기도 했다.

무대 가운데의 대형스크린은 '비디오 아트'를 방불케 하는 형형색색의 영상과 기술로 관객을 압도했다. '나쁜 남자'에서는 붉은 톤의 조명이 깔린 가운데 장미꽃이 날리는 영상이 돋보였고, '아임 커밍(I'm Coming)'에서는 무대 위의 실제 비 뒤로 20여 개의 영상 속 비가 실제 비를 따라 춤을 추는 장관을 이뤘다.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한 만큼 동양적인 색깔도 이번 공연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나' 직후 대형 북을 연주하는 장면이 화면을 메운 가운데 상단 대형 화면 속에서는 상체를 노출한 비가 이 리듬에 맞춰 근육을 움직이는 댄스를 선보였다.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가 선보였을 때는 용, 부채, 전통 한옥, 칼 등의 동양적 이미지가 화면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무대 위에서는 비가 취권 등 동양 권법을 재현한 안무를 선보였다.

한편 '지운 얼굴'은 여성 팬의 가슴을 녹인 무대였다. 공연장 가운데 무대에서 솟아오르며 등장한 비는 여성 댄서들과 키스와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해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강렬한 비트의 '안녕이란 말 대신'이 흐를 때는 검은 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진 옷을 입은 10여 명의 댄서들이 깃발을 들고 무대를 누비는 군무를 펼쳤다. '난 또 니가 좋은 거야'에서는 무대 가운데 설치된 소형 스트립 바 무대 3개를 배경으로 섹시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비는 공연 도중 "드디어 내가 꿈꿔온 콘서트를 하게 됐다"면서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았으나 이번 투어는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을 장담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비의 자신에 찬 발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는 걸 관객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깊이 새긴 채 충만한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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