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극장가에는 '반지의 제왕'도 가고 '해리 포터'도 떠났다. 하지만 그 대작을 대신할 만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선보여 관객들의 빈 가슴을 채워주고 있다.
21번째 007 시리즈 '007 카지노 로얄', 모험을 담은 할리우드 가족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판타지 액션의 한국영화 '중천', '조폭마누라 3', 인기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 등 다양한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이번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관객들은 과연 어떤 영화에 손을 들어줄까.
◆007 카지노 로얄
시리즈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007의 탄생과정을 그리고 있는 21번째 007 시리즈 '007 카지노 로얄'은 현재 50개 이상의 나라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007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가 살인면허를 받기 전의 활약부터 소개한다. 영국 첩보국 MI6의 제임스 본드 요원(다니엘 크레이그)은 체코에서의 위험한 암살 임무를 마치고 007로 승격된다. 그의 첫 번째 임무는 국제 테러조직의 자금줄로 알려진 수수께끼의 인물 르쉬프(매즈 미켈센)의 배후를 밝혀내는 것. 르쉬프의 오른팔인 드미트리오스의 애인 솔랑게(카테리나 뮤리노)에게 접근한 그는 르쉬프가 몬테카를로의 '카지노 로얄'에서 무제한 배팅이 가능한 '홀뎀포커'를 통해 대규모 테러자금을 모으려는 음모를 밝혀낸다.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긴장감 넘치는 도박의 세계. 몬테카를로 호화 카지노에서 펼쳐지는 본드와 악당과의 포커 대결을 리얼하게 담았다. 본드의 비극적인 첫사랑 역시 볼거리다.
007 원작의 사실상 첫 번째 이야기인데 왜 이제야 영화로 만들어진 것일까. 원작가 이안 플레밍이 이 이야기를 너무나 아낀 나머지 과거 007의 판권을 넘길 때 이 한 편만을 제외시켰다고 한다. 최초의 금발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실수 연발에다 가장 성질 급한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본드의 모습을 연기한다.
◆중천
우리나라의 12월 기대작 '중천'은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에다 정우성, 김태희 주연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판타지 액션'이라는 낯선 장르를 도입한 이 영화는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CG) 기술과 빼어난 영상미가 어우러져 할리우드에 못지 않은 대작을 만들어냈다.
배경은 통일신라시대 말기. 퇴마무사 이곽(정우성)은 원귀들이 반란을 일으켜 깨진 결계를 통해 죽은 영혼들이 49일간 머무는 중천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이곽은 자신을 대신해 귀신을 본다는 누명을 쓰고 죽은 연인 연화가 모든 기억을 버리고 중천을 지키는 천인 소화(김태희)가 됐음을 알게 된다.
한편 왕실 퇴마무사단 처용대에서 이곽과 함께 일했던 수장 반추(허준호)를 비롯한 동료들이 원귀가 돼, 중천을 지키는 영체 목걸이를 지닌 소화를 위협하게 된다. 죽음을 불사하고라도 소화를 지키기 싶은 이곽은 형제처럼 지냈던 동료들과의 숙명적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을 악의 손아귀에서 구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을 담고 있다. 중국에서 올로케이션된 화면은 정교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든 컴퓨터그래픽을 순수 국내 기술로 처리한 것이 특징. 한국 12개 CG 업체가 컨소시엄 프로젝트팀을 구성, 영화의 40%에 달하는 CG를 담당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사기스 시로가 음악을 담당했으며 '영웅', '연인' 등으로 이름을 알린 동양인 최초의 아카데미상 수상자 에이미 와다가 의상을 담당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죽은 것들의 전시장, 박물관. 그 박물관 전시물들이 일제히 살아나 나를 쫓아다니면 그보다 더한 악몽은 없을 터.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이런 상상을 영화로 만들었다. 현란한 CG를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다.
엉뚱한 사업 아이템으로 하는 일마다 실패만 하는 래리(벤 스틸러)는 이혼한 아내에게 번듯한 일자리를 갖게 될 때까지 아이를 만나지 말라는 충고를 듣는다. 번듯한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 래리는 자연사박물관 야간 경비원으로 취직을 한다. 취업 면접을 위해 만난 선배 경비원들은 '아무 것도 내보내지 말라.'는 이상한 충고를 한다. 첫날 밤, 래리는 박물관의 모든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믿지 못할 경험을 한다. 살아 움직이는 박물관의 생명들을 다루는 법을 익힌 래리는 아들을 한밤중에 박물관으로 초대하는데, 여기서 그는 생명에 얽힌 비밀과 음모를 알게 된다.
이 영화는 '007 카지노 로얄'과 맞먹는 1천4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CG의 진수를 보여준다. 모아이 석상, 티라노사우루스, 네안데르탈인, 훈족 등 친근한 캐릭터들이 CG의 힘으로 살아나 관객들에게 작은 소동을 선사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보면 좋은 영화.
◆해피 피트(Happy Feet)
남극의 펭귄 무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해피 피트'는 북미에서 '007 카지노 로얄'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
'팝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표방하는 이 작품은 못난이 펭귄의 성공기라는 단순한 줄거리를 록, 펑크, 오페라, 랩, 탭댄스 등 다양한 노래와 춤을 곁들여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은 남극 펭귄나라. 노래로 구애하는 황제펭귄 사회에서 노래를 못하는 펭귄은 펭귄 취급도 받지 못한다. 춤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지만 음치 펭귄 멈블(일라이저 우드)은 왕국에서 최고의 노래실력을 자랑하는 글로리아(브리트니 머피)를 흠모하지만 노래를 못해 구애하지 못한다. 멈블은 노래를 못하고 왕국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추방당하게 되고, 정처없이 헤매던 멈블은 우연히 아델리펭귄 라몬(로빈 윌리엄스) 등을 만나 재능을 발견한다.
이 영화는 펭귄의 식량문제를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하는 등 사회적 메시지도 빠뜨리지 않는다. 펭귄의 생태적 특성을 재미있게 표현했으며 로빈 윌리암스와 휴 잭맨, 니콜 키드만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의 더빙도 영화를 즐기는 포인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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