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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주 지역 주민들 이틀째 '격렬한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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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이전 후보지로 경주시가 도심권을 추천하자 이에 반발한 동경주(양북·양남·감포) 주민들이 25, 26일 이틀째 격렬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경주지역 주요 도로를 차단해 출근·통학길을 저지하는가 하면, 면사무소 등 관공서를 점령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과격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양북면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이틀새 두 건이나 발생했다.

동경주 주민들은 26일 오전 10시 현재 감포·양북에서 경주시내로 통하는 중심도로인 양북면 안동리 4번 국도 와읍교를 완전 봉쇄 중이다.

이에 앞서 출근길 3시간 동안 31번 국도와 4번 국도의 분기점인 929번 지방도 대본삼거리를 차단했다. 이 때문에 울산, 월성원전∼감포·양북을 오가는 차량과 시외버스 등이 수백 m 꼬리를 물고 늘어서 이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방화로 보이는 산불도 잇따라 26일 오전 1시 30분쯤 양북면 두산리 두산교에서 송전리 방향 200m 지점이, 이에 앞서 25일 오후 3시 30분에는 양북면사무소 뒷산이 방화로 보이는 산불로 탔다.

경주 지역 새마을부녀회원과 생활개선회원, 청년회원 등 40여 명은 이날 새벽 2시쯤 관광버스를 타고 상경, 정부 과천청사 산업자원부 앞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수원 본사의 양북 이전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는 전단을 나눠주었다.

이에 앞서 동경주 주민들은 25일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양북면 일대에서 한수원 본사의 양북 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12시간 동안 산발적으로 벌였다.

주민들은 양북면사무소에 진입하기 위해 경운기를 동원하고 각목을 휘두르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감은사지로 가는 지방도 929호선 도로에 폐타이어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또 오후 7시 30분쯤 면사무소에 진입했던 주민 30여 명이 돌을 던져 유리창 10여 장을 파손했으며 경찰이 주민 14명을 전경버스에 태워 이송하려고 하자 차량 등으로 바리게이트를 치고 투석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승용차 1대가 불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방폐장유치 확정에 따른 지역대책위'는 "한수원 본사는 방폐장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당초 약속대로 양북으로 이전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방폐장 유치 백지화 운동 등을 강도 높게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일 오후 4시부터 양북면사무소 앞 길에서 집회를 갖고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경주·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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