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기상 異變

올 겨울도 지구촌이 기상 異變(이변)에 아우성이다. 미국 북동부 등지에서는 지구 溫暖化(온난화)와 엘리뇨 현상으로 겨울이 실종됐다. 뉴욕은 1877년 이후 129년 만에 눈 없는 12월을 보내고 지난 6일엔 낮 기온이 종전 최고기록인 22.2℃까지 올라가 센트럴파크엔 벚꽃이 피어났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최대 스키장 블루마운틴 리조트는 올 겨울 눈이 전혀 내리지 않아 개장 65년 만에 처음으로 휴업 조치했다고 한다.

◇유럽 대륙도 1천300년 만의 異常暖冬(이상난동)이라고 한다. 엄동의 러시아'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서는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잠을 이루지 못한 곰들이 마을을 습격하는 사태가 빈발하고, 알프스산맥에서는 나무에 새싹이 패 화제가 됐다. 혹한에 묶여있는 북극해에서는 지난 12월 여의도 면적의 8배 크기에 해당하는 氷原(빙원)이 따뜻한 날씨에 녹아 떨어져 나와 떠다닌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인도'방글라데시'네팔 등 아열대성 기후로 포근한 겨울이 정상인 서남아 3개국은 일주일째 섭씨 5℃ 전후의 '酷寒(혹한)'이 계속되는 바람에 凍死者(동사자)가 급증하고 있다. 뉴델리의 기온이 영상 0.2℃까지 떨어지는 예년보다 혹독하게 추운 날씨 때문에 적어도 27명이 숨졌고 영하 6.3℃로 사상 최저기온을 기록한 카슈미르 등 북인도 지역에서 동사자가 속출, 200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이상난동으로 이탈리아에선 1970년 공식 퇴치 선언을 했던 열대병 말라리아가 되살아났고, 숙졌던 뇌염도 증가 추세인 반면 서남아 국가는 지구 온난화가 무색하게 酷寒(혹한)이 내습, 수많은 희생자를 내는 희한한 재앙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상황이 심각한 지역은 학교를 잠정 폐쇄하고 모닥불을 피울 장작을 공급하는 등 뜻밖의 재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금세기 후반 유럽 대륙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사망자가 해마다 8만 7천 명씩 늘어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로 금세기 말 유럽 대륙의 해수면이 1m까지 상승, 온실가스 규제에 소홀한 남유럽 지중해 국가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전 대비 없이는 엄청난 기상災害(재해)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위정자는 寒冷(한랭)전선만 만들어 국민들을 혹한으로 몰아넣고 있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