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의성이 경쟁력이다)대구 관음중 '과목별 창의수업'

창의성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좀처럼 뿌리 내리지 못한 것은 학교 교육과정과 유리된 채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와 창의성 교육에 대한 교사, 학생, 학부모의 이해 부족도 큰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관음중학교는 교육과정에 기반을 둔 창의성 교육의 실천을 위해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수학, 영어, 국어 등 교과목별 창의성 개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각종 경진대회와 행사를 추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관음중이 창의성 계획안 수립에 앞서 교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창의성 신장의 방법으로 적합한 교과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답변(34%)이 가장 많이 차지했던 것. 또한 현장활동이 좋다는 학생들의 선호도를 감안해 교과활동과 체험·공작활동을 병행했다.

관음중은 이런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과목별 창의수업안을 짰다. 수학 경우 기본적인 개념, 원리, 법칙을 이해하고 사물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뒀다. 실생활의 여러가지 문제를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과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지도했다.

김영일 관음중 교장은 "특히 실생활에서 소재를 도입해 수학의 활용성과 가치에 대해 학생 스스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를 위해 교내 수학 창의성 경진대회를 개최, '곱셈공식 만화 그리기', '일차부등식으로 시 쓰기' 등 재기발랄한 작품에 시상했다.

영어 과목에서도 학생들이 재미있는 표현활동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영어를 익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영자신문 포스터 만들기', '영어만화 그리기' 등을 위해 학생들은 학년별로 영자신문을 협동·제작하는가 하면 동화나 이야기책을 읽고 난 다음 책의 내용을 요약해 6컷 이상의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당연히 대사는 모두 '영어'.

또 '레서피(요리법.Receip) 그리기'에서는 조별로 한 가지 요리를 정해 요리 순서를 정리하고 필요한 요리 재료나 기구들의 사진을 구한 다음, 순서대로 배치해 영문 요리법을 완성했다.

국어과에서는 학년 초에 좋아하는 시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꾸미는 '애송시집 만들기'를 하고, 반별로 편집부를 구성해 학급에서 1년 동안 일어나는 일을 취재, 학급신문을 만들기도 했다.

교사들은 창의력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도안에 구체적인 창의성 교과 지도안을 고안해 적용했다. 학생 스스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체험·공작 활동을 겸하도록 했다.

가령 생물 과목의 '세포' 단원을 예로 보자. 수업에 앞서 '생쥐와 코끼리는 세포 크기가 다를까, 같을까', '우리가 세포 크기 만하게 줄어든다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등의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수학과목 '도형' 시간에는 5명이 한 조가 돼 정십이면체 입체도형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관음중은 체계적인 창의수업을 위해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기울였다. 교장, 교사, 학부모들로 이뤄진 4개의 창의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창의성 선도 학급'을 지정,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했다.

창의성 선도 학급에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인성 키우기, 좋은 시 좋은 책을 읽으며 생각 키우기, 함께 이야기를 엮어가며 감성 키우기 등의 활동을 화일로 만들어 정리하고, 가정과 연계하도록 했다.

김 교장은 "7차 교육과정은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주어진 교육과정의 틀에서 벗어나 학교와 지역사회의 실정에 맞게 다양한 교과과정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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