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시각장애인들이 경북점자도서관 확장을 촉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포항시립영암도서관, 구 포항시청사, 포항 남구청 등지에서 시위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는 경북도, 경북도의회를 방문해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시각장애인들은 "포항시가 시청사를 옮기게 되면 점자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해주겠다고 2005년 5월 약속해 놓고도 지금껏 미루고 있다."며 내년 예산 확보를 약속하는 등의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경북점자도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항시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160여 평 규모로 운영 중이며, 직원도 10명 정도 있지만 점자도서관이 책을 보는 공간일 뿐 아니라 책을 출판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각장애인들은 도서관에 직접 나와서 책을 열람하기보다는 집 또는 직장에서 녹음·점자도서를 배달받아 듣거나 읽는다는 것. 실제로 해도동 점자도서관을 찾는 장애인은 하루 수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필요 도서를 배달해 달라는 요구는 수십여 명에 달한다.
이재호 경북점자도서관 관장은 "열람실 기능만이라면 지금의 160평 점자도서관도 충분하다. 그러나 사실은 출판사이다 보니 많은 공간이 필요한데, 해도동 점자도서관은 비좁아 상당수 자료들을 복도 등에 수북이 쌓아 놓고 있다."며 "500여 평 정도의 더 넓은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2005년에는 시장이, 지난해에는 실무자가 구 청사 리모델링 등의 해결방안을 약속했지만 건축비만 40억 원이 넘게 들 예산을 감당하기에는 살림살이가 빠듯한데다 시각장애인 쪽에만 집중 지원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북점자도서관이 도내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경북도가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현재 도내 시각장애인은 포항 2천여 명을 포함해 1만 3천여 명에 달한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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