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가 IT 최적지" KOTRA 관장들 반했다

"대구 인근에 있는 작은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곳인 줄 진작 알았으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적극 홍보했을 텐데…."(윤원석 캐나다 밴쿠버무역관장)

미주와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12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주재 무역관장과 투자전담관 22명이 23일 구미 삼성전자와 구미4국가단지를 찾았다.

이들의 방문은 경상북도가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구미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경기도와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도에 비해 경북의 사정은 외국인은 물론 KOTRA 무역관에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

김상욱 영국 런던무역관장은 "이 지역 사람이 아닌 이상 구미를 삼성전자가 있고 연간 300억 달러를 수출하는 도시라고 생각지 않고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라고만 인식한다."고 했다. 최근 구미에 투자를 한 아사히글라스 한국법인 모리카와 쇼지 대표의 일화 한 토막. 2004년 일본 본사에서 임원 10여 명을 구미공장에 파견하기로 결정했을 때 회사에 난리가 났다. 한국 지도를 펴들고 임원들의 부인이 득달같이 달려와 먼 이국땅으로 남편을 보내는 것도 안쓰러운데 지도에서조차 찾기 힘든 오지로 보낼 수 있느냐는 것. 고심 끝에 모리카와 대표는 이들 부인을 먼저 구미로 초청했다. 구미가 오지가 아님을 직접 눈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부인들은 만족했고 임원들은 결국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KOTRA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한국 투자를 고려하는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상황과 정보를 얻기 위해 현지 KOTRA를 가장 먼저 찾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지역은 투자자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투자유치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때문에 이날 경북도는 이들에게 삼성전자와 아사히글라스, 도레이 등 굵직굵직한 외국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구미4국가공단 등을 보여주며 뛰어난 투자 입지조건을 설명했다.

투자전담관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부분 구미 방문이 처음이었던지라 규모 면에서 압도당한 모습이었다.

당초 이들은 구미가 아닌 개성공단을 방문해 투자입지조건을 살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입수한 이철우 정무부지사가 지난달 18일 도청에서 경북-KOTRA 간 투자유치 연찬회를 여는 등 갖은 정성을 기울여 방문지가 개성공단에서 구미로 바뀌었다.

우기훈 KOTRA본부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는 투자전담관들이 경북을 투자 최적지로 소개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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