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케냐 몸바사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다. 22일 오전 10시 대구를 출발한 뒤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6시. 꼬박 32시간이 걸린 셈이다. 몸바사로 오기 전에 "왜 케냐 몸바사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세계 육상의 중심지인 유럽이나 날씨 좋은 휴양지도 많은데 무엇 때문에 무덥고 테러 위험까지 있는 그런 곳에서 세계육상대회 개최지 투표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육상을 조금 아는 사람들에겐 이런 의문이 금새 풀릴 것이다. 케냐는 '육상 중장거리(마라톤)의 왕국'이다. 케냐는 세계 마라톤 강국으로 그 이름을 첫 번째에 올려놓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마라톤대회의 우승 단골손님도 케냐 선수들이다. 18일 서울에서 열린 2007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우승할 때도 키루이 등 케냐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그와 우승을 다퉜다.
몸바사에서는 24일 하루 동안 IAAF가 주최하는 제35회 세계크로스컨트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인공적인 요소를 전혀 가미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풀밭과 관목 숲을 헤치고 달리는 이 대회에는 세계 66개국 선수들이 출전한다. 아쉬운 대목은 한국의 출전 선수가 없다는 점. 한국은 지난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적이 있지만 국내 기반이 취약해 마땅히 내보낼 선수를 찾지 못했다.
이 대회에 대한 케냐인들의 관심은 엄청나다. 케냐 국민들은 '케냐=크로스컨트리'라고 인식하고 있다. 실제 사자나 코끼리가 걸어 다니는 '사파리'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케냐는 국토 전 지역이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다. 몸바사에는 초원과 바닷가 해변으로 이어지는 거칠고도 아름다운 경기장이 마련돼 있다.
이 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20년 동안 이 대회에 걸린 금메달 186개 중 54%인 101개를 케냐인들이 차지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케냐인들은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모두 케냐 땅 밖에서의 일"이라며 "케냐인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금메달이 탄생하는 것에 잔뜩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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