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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는 법석인데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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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양국은 오는 30일까지 협상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미국은 우리를 막다른 窮地(궁지)로 몰아넣으며 대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 의회는 한미 FTA 청문회를 열어 협상대표들에게 힘을 보탰다. 또 8차례의 본 협상 등 공식 협상 테이블에서 한 번도 언급하지 않던 '쌀 시장 개방'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한국의 아킬레스腱(건)까지 건드리고 나선 것이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협상인데도 우리는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구하기는커녕 협상 정보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미 FTA를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진영이나 정확한 협상 상황을 모르면서 목청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공세에 대처하는 우리 정부나 국회의 자세 역시 한심하기 그지없다. 미국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정부는 오로지 협상 체결을 목표로 내달리고, 국회는 정부의 독주에 牽制(견제)조차 포기한 인상이다.

미 의회는 마지막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지난 20일 청문회를 열어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청문회는 허울이고 사실상 한국에 대한 성토장을 마련한 것이다. 청문회를 주도한 샌더 레빈 하원 세출위원회 무역위 소위원장은 한국이 '경제적 철의 장막'을 쳐왔다고 비난했고, 미국 업계의 증인들은 협상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의회가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우리 국회는 법률과 慣行(관행)까지 미국식 기준에 맞출 것을 요구하는 게 한미 FTA인데도 대통령 선거에만 정신이 팔린 탓인지 傲然(오연)하다.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지리멸렬 상태고, 원내 제1당 한나라당은 民生(민생)과는 별 상관이 없는 사학법 재개정엔 열을 내더니 한미 FTA에는 시큰둥하다. 한미 FTA에 찬성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한미 FTA는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발등의 불'이다.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의견을 듣고 협상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것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할 일이다.

미국은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통상장관급 최종 협상을 앞두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고 나왔다. 정부는 아마도 '굴욕적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다. 비준 동의권을 가진 국회가 지금이라도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나서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이미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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