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아르바이트, 발모 촉진제 무료 체험, 화장품 샘플족(族)….'
바야흐로 '인체 테스트 전성시대'다. 약품이 정식 시판되기에 앞서 안전성 및 약효를 알아보기 위해 인체에 약을 투약하는 임상시험이 알짜 아르바이트로 각광받는가 하면 발모 촉진제 등 각종 제품을 무료로 체험하는 행사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회사에서 내놓은 샘플(Sample)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돈도 아끼고, 제품 구매에 바로미터로 삼는 일석이조 샘플족들도 느는 추세다.
'모르모트' '마루타'라는 어휘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임상시험이라고 하면 부정적 이미지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특정 약품이 정식으로 시판되기에 앞서 안전성 및 약효를 알아보려고 피험자들에게 약을 투약하는 임상시험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 그동안 임상시험 절차가 체계화되면서 안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경북대병원 지역임상시험센터 경우 공고를 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자 하는 피험자를 모집하고 있다. 20세부터 55세까지가 대상이 되지만 보통 25세 전후의 젊은이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그 중 70~80%가 남성.
피험자로 신청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센터 측은 적합 여부를 철저하게 따진다. 키, 몸무게뿐만 아니라 혈압, 채혈, 심전도 검사 등도 한다. 이어 담당 의사가 피험자들에게 임상시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확인한다. 그 후에야 피험자들로부터 임상시험 동의서에 서명을 받는다. 스크리닝 검사를 통해 선정 기준에 맞지 않아 탈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센터 측의 귀띔.
신체검사 단계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아예 참가할 수 없다. 일반적인 시험에서는 고혈압, 과체중이 배제되는 반면, 고혈압이나 과체중인 경우에만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도 있다. 또 선천적인 질환을 가진 사람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임상시험도 있다.
한 번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은 3개월 동안 다른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다. 헌혈을 한 후에 일정기간 동안 다시 헌혈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임상시험 참가자의 정보는 보건복지부에 성과 이름의 영문머리글자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등록된다.
임상시험을 하는 약품은 항고혈압제, 혈당강하제, 항혈청응고제 등 다양하다. 임상시험기간은 짧게는 2박3일부터 수십 일까지. 작년 한 임상시험은 44일간에 걸쳐 44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사례비가 지급되는데 2박3일 일정으로 두 번에 걸쳐 참여하면 25만~70만 원을 받는다. 보통 임상시험은 2주에 걸쳐 두 번을 실시한다. 1년 내내 꾸준히 참가해야 하는 것도 있다.
입원실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임상시험 참여자들을 위해 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센터 측은 배려하고 있다. 만화책, 텔레비전에 플레이스테이션까지 다양하게 구비해 놓아 지루함을 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취침과 기상을 하고 병원식을 먹으며 채혈을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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