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게 마을을 감싸듯 둘러선 만대산에는 진달래에 이어 철쭉이 한창이다. 말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는 산 중턱은 전국에서도 이름난 명당자리라는 이장님의 설명에는 건강한 흙과 땅에 대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배어있는 듯했다.
이제 시골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낙후된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연상케 하지 않는다. 요즘 주말의 여유가 길어지면서 산속에 꽁꽁 감춰져 있던 조그만 농촌 마을들이 새로운 관광 아이템을 내걸고 하나 둘 세상에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비록 마음만 앞서 진정한 매력을 찾지 못한 채 부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들도 있지만, 많은 농촌마을들이 편안한 고향 같은 분위기로 도시민들에게 휴식처와 새로운 체험의 장을 제공해주고 있다.
매끈하게 세공되어진 도시생활에 비한다면 아직은 거칠고 서툴기만 한 농촌관광의 매력은 아늑한 자연과 그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의 인정미일 것이다.
물론 흙만 일구던 농민들이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짜서 이끌어 나가다 보니 부족한 점들도 많이 눈에 보이고, 이것저것 불편한 것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직접 살아있는 흙과 풀을 만져보고,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산과 논밭을 뛰놀 수 있다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이 사람들에게 넉넉한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농촌에서는 낯선 사람과도 경계의 벽을 허물 수 있다. 까만 하늘의 총총히 흘러내리는 별들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온정도 흘러내리는 곳이 농촌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재차 농촌의 소박한 마을을 찾는 이유는 살아있는 자연과 그 속에서 푸근히 웃어주는 마을 사람들의 인정 때문이 아닐까….
주미숙(고령군 문화유산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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