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교육청의 TESOL 과정을 위탁·운영한 교육업체 'UCCDP(고객주문관리) 센터' 측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토익 600점 이상의 영어성적을 가졌다면 누구나 TESOL에 참가할 수 있다."면서 "아직 서울과 같이 큰 수요는 없지만 현직 교사, 영어 학원 강사, 일반인 중에서 TESOL을 통해 새로운 영어 교수법을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대구 교사들의 TESOL 강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경북도교육청에서도 올해 중등교사 대상 강의를 이 업체에 요청해 왔다는 것.
교사들은 TESOL 강의를 듣고 난 후 학교 수업에 큰 자신감을 얻었고, 기존 영어수업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윤경 이곡중 교사는 이번 프로그램 수료 후 아예 TESOL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SIT대학원에 입학 신청서를 제출해 놓고 대학원 측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교직 2년차인 황 교사는 "중학교 1학년생 중에도 유창한 회화를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ABC도 모르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영어 수준 차가 큰 실정"이라며 "읽고 해석하는 이론식 수업에 중점을 둔 영어수업 방식에 변화를 주려면 새로운 교수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에서 배운 대로 한 학생이 칠판 앞으로 달려가 문장을 읽고 기억나는 대로 받아쓰고, 그 다음 학생이 다시 보고 보충하는 게임을 해 봤더니 아이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
15년차 이상 베테랑 교사들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정창기 도원고 교사는 "인문계 고교 교사로 있으면서 문법 위주, 수능 문제풀이 위주 수업을 줄곧 해왔다. '영어 수업이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고민을 늘 해왔는데, TESOL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후 내 수업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수업 초반에 영어를 활용하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준 것이 효과가 있었다. 정 교사는 이를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이라고 불렀다. 그는 "수업이 활기차고 재미있다고 느꼈는지 다 큰 고등학생들도 영어로 말하기 위해 입을 열더라."며 "예전에는 책 읽는 데도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엄청 변했다."고 했다.
황호숭 달서중 교사는 TESOL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후 미국인 보조교사와의 협동 수업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황 교사는 현재 학교에서 주당 6시간의 협동수업을 맡고 있다. "예전에는 참신한 수업이란 막연히 영어로 진행하는 것 정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이제는 이런 영어수업 방식에 대한 나름대로의 마인드를 얻게 된 것 같습니다."
교사들은 그러나 이런 수업방식이 교육현장에 적용되기에는 시기상조인 면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황 교사는 "분명 학생들의 영어 능력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입시 위주 교육하에서는 한계가 있다. 당장 수업중에 떠들어서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이런 활동을 선뜻 수행하기 어렵게 한다."며 "영어 평가 방식이 말하기, 듣기 위주로 바뀌면 자연히 이런 수업방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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