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관(衣冠)을 정제(整齊)한다.' 이 말은 예로부터 선비의 인격이 배어나는 단정한 매무새를 뜻한다. 조선시대 남자의 관모를 대표하는 갓은 곡선미를 추구하는 우리 고유의 조형적 특징을 그대로 담아낼 뿐만 아니라, 반투명의 검은 빛 광택에서 느껴지는 격조는 일상복인 도포의 풍성함과 대비를 이루면서 선비의 기품과 절조를 오롯이 드러내준다.
특히 섬세하게 만들어진 갓의 양태 위에 내려앉는 햇살과 반투명으로 걸러진 그 햇살이 연출하는 얼굴 위의 은은한 그림자는 열림과 닫힘의 절묘한 조합을 연출한다. 선비의 절제된 엄격함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정제된 아름다움의 표상인 갓.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이 문화재청과 함께 중요무형 문화재 제4호 입자장(笠子匠) 박창영 선생을 초청해 '기품과 절조의 미학― 갓'이라는 주제로 24일부터 유교문화박물관 갓 특별전을 연다.
보물 제494호 약포 정탁의 갓과 단구 황창술 갓 등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국학진흥원 소장품 4점과 갓 제작지로 유명한 예천 출신으로 5대째 '갓장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창영 선생의 진사립과 죽사립, 포립, 박쥐문양갓, 전립 등 작품 18점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6월 10일까지 열리며 갓 제작 시연도 선보인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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