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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앞세운 재벌 회장의 빗나간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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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출석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1시간20여분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보복 폭행' 사건 전반을 지휘하고 직접 폭력을 행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르면 오늘 중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33개 계열사 2만 5천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김 회장의 비행은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지만 재벌 회장은 그 차원을 넘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막중한 영향력에 합당한 책임과 품격이 요구되는 위치다. 시정 조폭들의 행태를 방불케 하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자칫 구속될 지경에 놓여서 될 일인가.

술집에 간 그의 아들이 술집 종업원들인 옆방 손님과 시비가 붙어 얼굴에 13바늘을 꿰매는 폭행을 당하자 격분한 김 회장은 일단의 청년들을 이끌고 가해자들에게 보복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자식을 본 부모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나 최소한의 이성과 금도는 지켰어야 했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 폭력에 나선 행위는 또다른 가진 자의 횡포라 해서 무리가 아니다. 결국 폐기되어 마땅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을 되살려내게 한 악덕행위를 한 것이다. 그 같은 사적 제재의 발호는 사회를 무법천지로 몰고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적 제재에는 일반적으로 사직 당국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경찰에 맡겨봐야 시원한 결과가 나오기는커녕 시간과 비용, 인격적 피해만 더 키울지 모른다는 불신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인 경찰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초동수사 부실과 전직 고위 경찰 간부 개입설 등은 이를 역설적으로 입증한다 할 것이다. 경찰과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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