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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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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난성과 쓰촨성 접경지역에 사는 모수오족은 지구촌에서 보기 드문 혼인, 가족관계를 지닌다고 한다. 이른바 모계 중심사회다. 13세 성인식을 치른 여자들은 맘에 드는 남자와 애인관계를 맺고 자식을 낳는다. 아이는 여자의 성을 따르고 출산후 남자는 대부분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의 양육은 여자들의 몫이 된다. 그러다보니 남편이나 아버지란 단어는 낯선 말이 됐다.

아이들은 밭갈기와 고기잡이 등 살아가는 법을 어머니와 피를 나눈 외삼촌에게서 배운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혈연관계의 가족이 아니다. 그러나 자식을 낳고 기르는 고단한 짐을 모두 여자들이 진 것처럼 보이지만 남자에게도 의무가 있다. 남자는 자기 누이들의 아이들을 자식처럼 돌봐야 한다. 아버지의 존재만 없을 뿐 남자가 해야 할 일은 여전하다.

아버지나 남편의 권위가 사라진지 오래라고들 한다. 아이들의 교육도 어머니의 몫이 됐고 집안 살림살이의 장만도 아내의 일이 됐다. 시원찮은 돈벌이로는 큰소리는 고사하고 주눅들기 십상이다. 그래도 일자리가 있다면 다행이고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에 퇴출당한 아버지의 신세는 쓸쓸하다. 자동차 열쇠도 TV채널도 더 이상 아버지의 것이 아니다.

할머니라면 당연히 외할머니를 떠올리고 고모는 몰라도 이모네 식구와 가까운 아이들을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아버지의 짐이 아예 줄어 든 것은 아니다. 아내나 아이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남들보다 못하다고 질책을 하더라도 그저 내 새끼 내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권리는 쪼그라들어도 아버지의 의무는 지켜야 한다는 게 오늘 몰락한 아버지의 여전한 마음가짐이다.

재벌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온나라를 흔든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는 말에서처럼 돈의 힘을 내세운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빗나간 자식 사랑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고운 자식 매로 키운다는 말이 아니라도 여론의 뭇매를 보면 아버지로서 할 일은 아닌 모양이다.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키우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 바로 가족들에게서 비롯된다는 이솝우화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는 속내를 따져보면 아버지가 할 일은 아님이 분명하다. 삶에 초라해져도 아버지는 여전히 아이들의 우상이 아닌가.

서영관 북부본부장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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